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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리 유적서 금-유리제련 도가니 다량 출토
성벽 축조기법, 궁궐 건물 존재 확인 등 성과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05년 12월 19일(월)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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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무왕시절 금과 은, 유리제품등을 제련하는데 사용된 도가니.
현재 발굴조사 작업이 진행중인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대량으로 출토된 도가니가 금과 유리를 제련·생산하는데 쓰여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16일 오전 10시 폭설이 내린 가운데 왕궁리 유적에서 진행된 발굴조사 지도위원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발굴조사 결과 성벽의 축조기법 및 양상을 알 수 있는 다수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국립부여문화재 연구소와 익산시에 따르면 2004년도 발굴조사 결과 궁터 서북편의 공방 폐기터에서 금과 은을 합금하는데 쓰였거나 유리제품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가니 200여점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으로 만든 실, 장식품, 금못, 금족각 등과 유리제품 등도 함께 수습됐다는 것이다.발표에 따르면 도가니는 흙으로 만든 팽이 모양으로 뾰족한 토기로서 토기 표면은 고열에 의해 유리질이 묻어 있고 크기는 5㎝ 내외의 작은 것에서부터 15㎝ 정도의 큰 것까지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발굴조사 과정에서 공방폐기터에서 출토된 각종 금제품과 유리제품들.
국립부여문화재 연구소 측은 도가니 내부 표면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금 알갱이나 금물이 도가니 표면에 묻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금 제련에 사용된 도가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발굴조사 진행과정에서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이 익산지역으로 천도하면서 조성한 궁터로서 치밀한 배치계획에 따라 조성되었다는 사실을 공식발표한데 이어 금제련용 도가니가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익산천도설'을 입증하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서동이 어렵게 살다가 오금산에서 금을 얻어 후에 인심을 얻고 백제 30대 무왕으로서 왕위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번 금과 은을 합금한 도가니, 유리제품 제작에 사용된 도가니가 출토됨으로써 이같은 기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발굴조사 지도위원회의에서는 지금까지의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형건물지(22번 건물지)는 32m×16m로 정면7칸×측면 4칸으로 구성돼 있는데 남문의 중심축과 같은 선상에서 위치하며 왕궁의 중심이 되는 정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정전 건물이 아니더라도 궁내의 중요건물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건물의 축조기법이 특이하고 처음 궁궐이 발굴된 것인 만큼 사역 북편의 내년과 내후년 조사를 위해 더 많은 예산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한진 기자
백제왕궁터(왕궁리 유적) 발굴조사 지도위원 회의가 16일 오전 10시부터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유적 발굴 현장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채규정 익산시장을 비롯 김동현 동국대 교수, 김삼룡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 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정재훈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등과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의 발굴조사 성과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익산 왕궁리유적은 백제문화권 유적정비사업의 일환으로 1989년부터 부여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연차 발굴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전체 약 12만㎡의 2/3에 해당되는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번 17차 발굴에서는 석탑 남측에서 왕궁의 정전 건물로 추정되는 정면 7칸, 측면 4칸(32m×16m)의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으며, 와적기단 건물지 2동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성벽의 축조기? 및 양상을 알 수 있는 다수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성벽 기초부의 축조방식에서 지형적인 입지 및 지반의 조건에 따른 차이점을 확인했으며, 체성부의 내측 경계선에서부터 안쪽의 부석시설보다 약간 낮은 레벨에서 남-북 방향의 석렬시설도 발견됐다.
그러나 체성부 외측으로 상당한 급경사면을 이루어 서벽 서문지에 대응하는 동문지는 원래부터 없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체성부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잡석렬이 남-북 방향으로 확인되고, 이 주변에서 다량의 기와편이 집적되어 있어 성벽의 상부 구조물의 형태 및 양식과 성벽의 높이를 추정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확보된 것도 성과.
이와 함께 백제시대 왕궁성 관련시설인 동서석축은 남벽에서 궁성내부의 중간 지점까지 4곳에서 확인됐다. 북에서 남으로 완만하게 경사진 지형조건에서 단을 이루어 쌓은 석축에 의한 평탄면 위에 다수의 궁성관련 건물지가 위치해 있으며, 석축 아래에 1동2실 구조의 와적기단 건물지를 비롯하여 14기의 백제 건물지를 확인했다.
또 궁성내부의 공간을 일정한 비율로 구획하여 공간을 구분, 남벽에서 궁성의 중간지점까지 각각 76.6m, 44.5m, 72.3m, 45.70m 떨어져 위치하여, 궁성의 전반부를 9(2):1.1(1):1.8(2):1.1(1)의 비율로 공간구획한 사실도 밝혀냈다. 대형 건물지를 비롯한 궁성 내부의 중요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내성의 기능을 확인한 것도 성과. 대표적으로 궁성에 덧붙여진 치, 돈대, 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건물지들이 확인됐다.
또 금당지 기단 내부 판축토에 대한 조사에서 백제 토기 및 기와편이 출토되어 선대 건물지의 존재 및 금당지의 축조시기에 대한 설명 자료를 확보했으며, 백제 석축·건물지와 통일신라시대 사찰 사이의 선후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자료들이 발굴됐다.
「首府」명 인장와, 전달린토기, 연화문 수막새 및 암막새, 등잔, 뚜껑 등 백제와 통일신라시대 절대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유물 자료들도 다량 확보됐다.
이같은 조사결과 보고를 듣고난 지도위원들은 "정전으로 보고 있는 건물은 궁궐제도나 궁의 위치상으로 보면 낮은 지역이며, 앞쪽에 위해 정전 보다는 외조(관청 건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뒤 "정전은 탑 주변에 있을 것으로 보임으로 석탑을 해체하고 이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와 벚나무 주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궁성제도의 검토를 위해 중국과 일본의 자료를 검토할 것"과 "정전건물이 아니더라도 궁내의 중요 건물이며 건물의 축조기법이 특이하고 처음 궁궐이 발굴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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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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