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익산시장 재선거를 통해 취임한 정헌율 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21일 시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헌율 시장은 이날 “100일은 성과를 내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어서 성과 발표는 시기상조다”고 서두를 꺼낸뒤 관련부서에서 취임 100일 성과를 요약작성해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제쳐놓고 기자들과 곧바로 질의응답에 돌입했다.

이날 정 시장은 회견장 테이블을 가득 채운 30여명의 출입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를 일부 자치단체장이 하는 것처럼 각본에 따라 시정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기회로 삼지 않고 언론을 통해 시민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여론을 청취겠다는 포즈를 취했다.

수돗물공급을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광역상수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정시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게 없는 백지상태이다”고 못박고 “시민들의 뜻에 따라 방향을 정하기 위해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최근 지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낭산 폐석산 맹독성 폐기물 불법매립 사태 수습을 위한 중앙 정부 등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민의 결집이 필요하다며 시민 및 언론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다.

세계유산에 등재한 백제역사유적지구와 관련해서는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을 복원해 가는 과정 및 절차도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제시한뒤 “왕궁리 유적을 완전 복원할 것인지 관광객들이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게 부분 복원할지 여부를 시민들에게 물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산하공무원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정시장은 “일부 부작용도 있겠지만 시대상황에 맞는 인사정책으로 연공서열보다는 성과와 실적을 내는 공무원을 우대하겠다”며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는 산하 공무원들에게 그런 시그널을 주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시장의 이날 발언중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시민의 뜻’ ‘시민과 소통’처럼 ‘시민'이었다.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낙마했던 전임 박경철 시장이 공무원 및 시민들로부터 불통에 가깝고 독선이 강했다는 평판을 받은 가운데 민선 6기 전반기 시정이 파행적으로 흘렀던 것과 비교, 후임시장의 마인드가 크게 달라진 점이어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역현안문제 해결과 지역발전 방안 등을 관주도가 아닌 시민 및 언론과의 소통 및 공감을 통해 해결하고 모색하겠다는 전향적인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일단은 정헌율 호(號) 익산시정에 희망을 걸어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낳게 한 것이다.

익산시의 경우 민선 5기와 6기 전반기 최고책임자의 마인드 및 리더쉽 결여· 공익보단 사욕 등으로 소통부재 ·부채증가·행정 파행 및 누수·공무원 조직 이완 등이 빚어져 타자치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되고 비전마저 제시해주지 못함으로써 시민들은 불안하고 답답한데다 피로감도 컸던 게 사실이다.

정시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내용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지켜볼 것이다. 시민을 앞세운 구두선이 아닌 시민이 진정한 행복한 진정성 있는 시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