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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빠진 익산 보석가공산업, 재도약 가능할까
한때 전성기 구가하며 지역경제에 효자노릇
인건비 상승 등 경제여건 변하면서 쇠락의 길
민관산학 협력 통해 활성화 노력, 가능성 제시
현재 보석가공 디자인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자체 브랜드 개발 세계시장 접근하면 경쟁력 충분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19일(금)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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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박물관 전경.
ⓒ 익산신문

보석의 도시, 익산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대한민국 보석가공산업을 견인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지역경제를 선도하며 흥성했던 보석가공산업은 이 무렵부터 경제여건의 변화와 IMF 등을 거치며 오랜기간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호황기 시절, 집에서 기른 개도 만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농담이 돌 만큼 지역경제에 절대적 기여를 했던 보석가공산업이 20여년간의 영광을 뒤로 하고 쇠락한 것은 인건비 상승을 비롯한 브랜드 및 디자인 개발 미흡, 시장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점, 마케팅전략 실패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노동집약적 산업이나 브랜드, 디자인, 패션, 신소재 및 IT융합산업과 연계할 경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보석가공산업은 희소성, 내구성, 불변성, 가치 저축성을 갖는 특수성 때문에 소득이 증가할수록 수요가 커지는 선진국형 미래산업.

익산의 보석가공산업이 과거 영광을 재현하며 다시한번 지역경제에 효자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 이 분야 전문가들은 산학이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관련당국의 의지와 지원만 뒷받침 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 주얼팰리스 전경.
ⓒ 익산신문

▶전성기 구가하며 지역경제 선도했던 호시절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던 1975년, 마산과 함께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받은 익산(당시 이리)은 수출특화산업으로 귀금속보석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전국에서 보석가공업체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 이후 1980년대 중·후반까지 익산은 다이아몬드 대용으로 사용되는 큐빅지르코니아를 생산하며 큰 호황을 누렸다. 1980년대 말에는 대미 수출량 80% 이상을 생산하면서 지역은 물론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당시 세공기술자로 일했던 한 업체 사장은 그 시절을 "어디를 가든 큐빅 연마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1975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영등동에 귀금속 판매센터를 만들고 7만m² 규모의 가공공단에 1백여개 업체가 입주해 한해 5천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보석가공산업은 이 무렵부터 보석의 도시로 명성을 높였다. 섬유 및 석재산업과 함께 보석가공산업의 황금기였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1992년 정부가 보세제한규제를 풀자 익산 보세지역의 비교우위가 사라졌고 결국 경쟁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랜 침체기의 시작이었다.

 

▶변화의 파고 넘지 못하고 침체의 늪으로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높은 임금과 원석 구입이 까다로운 환경 탓에 업체들이 잇따라 중국 등지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유통구조의 후진성에 더해 세계 보석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처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전문인력을 확보해 새로운 브랜드 및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을 개척하려는 의지와 노력도 미흡했다. 이처럼 세계 귀금속보석시장에서 국내제품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귀금속보석산업의 가치와 특징을 간과했기 때문. 초창기에는 원석을 수입해 익산에서 가공한 뒤 수출했기에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었으나 이후 국내 귀금속보석업체는 중국에서 가공된 보석의 마무리 공정을 담당하는 단순작업 하청으로 연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부 업체는 타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면서 보석도시의 위상을 크게 훼손하기도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산업구조가 익산뿐 아니라 한국 귀금속보석산업 전체로 고착되었다. 이런 와중에 IMF 사태는 보석가공산업에도 직격탄이었다. 도산업체가 속출하면서 지역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역경제의 근간인 섬유 및 석재산업에 이어 보석산업까지 익산은 그야말로 태풍에 삼각파도를 맞아 침몰 위기에 빠진 선박 신세로 전락했다.

 

↑↑ 주얼팰리스 전경.
ⓒ 익산신문

▶현실성 있는 대안 제시하며 재도약 모색

2010년 들어 익산시는 민관합동으로 중국 등지로 빠져 나간 쥬얼리 업체들의 유턴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만들어 유치전에 나섰다. 산업 특성상 노동집약적인 만큼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보석의 도시란 명성을 되찾기 위해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왕궁면 보석박물관 옆에 보석전시판매센터인 주얼팰리스를 만들었고 주변 8만여㎡에 보석가공단지를 추진했다. 유턴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낭산에도 산업단지를 만들었다. 당시 시는 공무원 중심으로는 투자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민간으로 구성한 투자유치단을 꾸려 지식경제부·전북도와 함께 유치 활동을 펴기도 했다. 유치단은 수시로 중국을 찾아 업체들을 설득했으나 결과는 미흡했다. 당시 민간투자유치단을 이끌었던 민충기 단장(현 패션쥬얼리공동연구개발센터장)은 "제2의 부흥기를 조성하기 위해 중국내 업체들을 찾아 다니며 설득했다“며 ”그러나 그 노력의 결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정헌율 시장도 귀금속가공산업 제2의 부흥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귀금속 보석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정 시장은 “귀금속클러스터가 익산 보석산업의 중심이 돼 대한민국 보석관광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백제의 장인정신을 계승, 최고의 보석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패션주얼리 연구개발센터.
ⓒ 익산신문

▶자체 브랜드 개발 세계시장 접근하면 경쟁력 충분

귀금속보석산업은 전통문화와 패션디자인산업, 신소재산업, IT산업이 융합해야 하는 문화산업이자 가치산업이다. 또한 원석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생산과정과 독자 브랜드에 의한 판매가 한곳에서 이루어진다면 큰 부가가치가 생긴다. 최근 세계 쥬얼리시장 규모는 1천3백억달러(야노경제연구소)로 이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내외로 추산된다. 벨기에의 귀금속보석 수출액은 한국의 연간 자동차 수출액과 비슷하다. 보석가공시장은 자본과 기술력만 있으면 원재료의 생산여부와 상관없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자체 금 생산이 연간 10톤에도 미치지 못 하는 이탈리아는 매년 400톤 이상의 금장신구를 수출해 유럽 시장의 70%를 점유한다. 한국은 오랫동안 귀금속보석산업을 단순한 기술산업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세계시장에 대응하는 발 빠른 구조조정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고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보석 전문가인 박종대 시의원(남중동)은 "최근들어 한국의 보석가공기술과 디자인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자체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하청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 의원 말처럼 핵심 과제는 브랜드 개발. 세계화된 경제구조에서 상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국가 이미지를 초월한 지는 꽤 된다. 소비자에게 티파니, 카르띠에, 불가리 등 브랜드가 어느 국가 브랜드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브랜드 개발을 위해서는 먼저 자본과 기술력이 겸비된 선도기업이 육성돼야 한다. 브랜드 개발은 오랜 시간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추진해야 할 일은 새로운 산업집적화. 원석가공과 완제품 생산, 그리고 유통과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클러스터가 귀금속보석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이룰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는 왕궁면 일대에 보석박물관을 비롯 전시판매센터와 보석가공단지를 조성하는 등 ‘귀금속보석산업단지화’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기존 귀금속보석산업단지의 구조를 고도화 하는 사업도 병행했다. 낡은 귀금속보석산업단지의 택지를 매입해 다른 용도로 개발하고 기존 입주업체는 새롭게 조성되는 단지로 이전,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청사진과는 달리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다른 지역보다 뛰어난 입지조건을 제시해야 하는 것. 그래야 경쟁력 있는 업체를 많이 유치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업계의 이해관계를 원만히 조정해야 한다. 유독 관련 협회와 단체가 많고 소규모 업체들이 많은 이 업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김관춘 기자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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