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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이 명판관 노릇까지 해서야
전북일보 엄철호 익산본부장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1년 05월 31일(화)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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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몇 년 전 우리가 방송을 통해 접했던 북송시대 정치가 포청천은 대만에서 만든 드라마로 우리에게는 명판관으로 익숙해져 있다. 드라마 속의 포청천은 죄를 지으면 그가 누구든 당연히 합당한 벌을 받게 했기 때문이다.

권력자의 압력과 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포청천의 소신에 찬 판결에 우리 시청자들은 많은 갈채를 보냈다. 죄가 드러나면 누가 뭐라 해도 '작두를 대령하라'고 한 그의 대사에서 우리는 통쾌함마저 느꼈는데 그는 소신만 뚜렷한 것이 아니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까지 갖추면서 우리는 그에게 더욱 큰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2. 조선시대 어느 원님의 이야기다.

두 사람이 세 냥 돈을 서로 자기 것이라며 원님에게 현명한 판단을 청했다. 서로 내 돈이라고 우기는 둘의 말만으로는 누가 맞는지 아리송했던 원님은 고민 끝에 자기 돈 한 냥을 보태 두 사람에게 두 냥씩 나눠 가지게 했다. 두 사람도 한 냥씩 손해를 보고, 나도 한 냥을 손해 봤으니 모두 한 냥씩의 손해로 끝을 내자는 게 원님의 최종 판결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할 판관의 소임에 비춰볼 때 그다지 마뜩잖지만 다툼의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나름대로의 고육지책으로 생각된다.

판결의 생명은 당연히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데 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일이 어찌 말처럼 그리 쉽겠는가. 어떤 판결이든 주장이 묵살 된 쪽은 엉터리 판정으로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판결한다는 것은 영원한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익산시의회 A의원의 처신이 공무원들 사이에서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크고 작은 이런 저런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그는 현대판 명판관으로 나서 공무원들을 달달 들이쑤시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공무원들에게 호통치며 판결을 내린다. 늘상 100% 공무원 잘못이다.

시의원, 그들은 입만 열면 자칭 지역의 상머슴이라고 말한다. 비록 소수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불이익을 대변해 함께 억울함을 호소하고 조속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하는 시의원의 입장에 비춰볼 때 그의 최근 행보가 한편으로는 이해도 간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일련의 행동과 처신을 지켜보면서 먼저 그에게 순수성이 뒤따르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혹시나 특정인과 특정 단체만을 위한 정치적 꼼수에서 선량 민원인을 역이용한 약삭빠른 행동이 아니냐고 되묻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민원 발생만을 앞세워 앞뒤 전후 사정도 감안치 않고 무조건 공무원만 호통치고 윽박지르는 행동은 오히려 전체적인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분란과 혼란을 부추기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에 오지랖 넓은 짝퉁(?) 명판관에게 한번 던져 본 질문이다.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란 말이 있다. 자신에게 직접 해코지하는 사람보다 겉으로는 자신을 위해 주는 척 하면서 속으로 해치려는 사람이 더 얄밉다는 뜻이다.

지역 상머슴이 얄미운 시누이로까지 비춰져서야 되겠는가. 무엇이 지역 전체를 위하고 지역민 전체를 위한 올바른 행동과 처신인지 한번 되돌아 보길 당부한다. 진정으로 지역민을 위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다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화와 건의, 타협을 이끌어내는 정치력 발휘에 보다 세심한 신경을 써 보길 주문한다.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욕먹는 것도 한 두 번이지… , 동네북도 아니고…."

국가의 녹을 먹는 공복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숱하게 당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원망과 푸념이 앞으로는 좀 사그라들었으면 한다.

/전북일보 엄철호 익산본부장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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