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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들의 섹스는 주책(?)
익산신문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0년 07월 12일(월)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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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노년들의 모임 주제가 엊그제는 ‘노년기의 성(性)’이었다. 성은 노년의 여러 문제 중에서도 무척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또 그만큼 다루기 조심스럽고 어려운 문제다.

‘죽어도 좋아’ 비디오 테이프를 보고 오자고 했기에, 영화 본 소감 이야기하기로 했다.

내용인즉 ‘더운 여름날 달동네의 좁은 방, 낡은 선풍기 옆에서 벌이는 두 노인의 대낮 섹스가 너무 문란하게 느껴졌다’는 이야기에서부터 ‘구토가 나더라’는 소감까지 긍정보다는 부정 쪽 소감이 많은 편이었고, 부모님의 잠자리를 훔쳐보는 듯한 민망함이 있었다는 표현은 오히려 완곡한 편에 속했다. 그때 가만 듣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이 묻는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이란 영화를 보니 젊은 두 주인공은 정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낮 공중화장실에서는 물론 다른 승객들 타고 있는 심야 고속버스에서도 섹스를 한다. 왜 그들의 섹스에 대해서는 문란하다거나 구토가 난다고 하지 않는가. 그것이 낮이 되었던 밤이 되었든. 아무도 보지 않는 둘만의 공간에서 두 사람의 노인이 원하는 시간에 하는 섹스가 문란 하다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단지 젊은이와 노인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편견 때문이 아닌 가... 대낮에 부부가 사랑을 하는데 외출한 아들이 목격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인 뒤, 한 달간을 아들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 섹스란 둘만이 있으면 예술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어쩔 수 없는 끼어들기, 남이 하면 새치기.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의 섹스는 사랑과 열정, 노인들의 섹스는 주책없음과 문란함. 똑같이 먹어도 젊은이들은 미식(美食), 노인들은 식탐(食貪). 이렇게 노년에 대한 편견은 우리를 서로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로 갈라놓고 있다. 지금 바로 여기 같은 땅에서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가 속해 있는 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며, 자신과 상대방을 평가하는 잣대 역시 완전히 다르다.

여기저기서 하도 많이 이야기해서 다들 알고 있듯이, 노년인구는 정말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굳이 숫자를 들이대지 않아도 주위를 둘러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대낮에 거리나 모임 병원ㆍ관광버스ㆍ일반버스 노약자 좌석은 만원이다.

이렇게 이미 노약자 보호석이 노인들로 가득 차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노인을 다른 나라 사람 보듯 할 것인가. 한 사회가 노년을 바라보는 눈은, 바로 그 사회 구성원들이 걸어가게 될 앞날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어느새 나의 사랑은 주책없음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당연한 욕구는 노인의 추한 식탐으로 바꿔버려 거울속의 내가 울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가. 다행스러운 것은 ‘죽어도 좋아’를 본 또 다른 중ㆍ노년들의 소감이었다. “영화 속 노인들의 섹스에는 억지로라든가 강제로, 또 내 마음대로는 없었다. 나이든 사람이 지닌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섹스에서도 볼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그것을 찾아낸 중ㆍ노년들의 밝은 눈이 내게는 오히려 감동적이었다. 자신 있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익산신문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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