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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규 시인, 무왕소재로 영화추진 미륵사지 재조명 되나
익산신문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0년 05월 11일(화)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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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관광의 핵심이 될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시작되고 있다. 진동규 전 전북문협 회장(65?시인?서양화가)이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60?동국대 교수)과 손을 잡고 '무왕(재위 600∼641)'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영화제작을 추진 중이며 무엇보다 도발적인 소재가 인상적이다.
동아시아 최대걸작으로 꼽는 부여 능산리 출토 '백제금동대향로'가 당초 미륵사 소유였다는 주장과 함께 대향로에 새겨진 문양들이 '무왕'의 선친인 백제 29대 '법왕(재위 599∼600)' 일대기를 대서사시로 표현했다는 것. 특히 지난해 1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사리봉안기'를 토대로 한데다 미술가적 안목까지 곁들인 상태여서 영화제작이 본격화되면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의 내용중 또 관심을 끄는 대목은 '무왕'의 마와 관련된 전설. '식품 클러스터'와 연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진 전 회장은 "영특했던 인물로 알려졌던 '무왕'은 어려서 '법왕'으로부터 마 경작기술을 터득했을 것이고, 마를 식품으로 보급하기 위해 동요를 만들어 아이들에 접근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살령을 선포했던 '법왕'이 마를 주목했던 것은 식물성 먹을거리 해결에서 기인한다는 진단. 진 전 회장은 여기서 그의 생명사상을 읽을 수 있으며 이는 금동대향로 뚜껑중간 문양에 그려져 있는 상징들과 유관하다고 강조했다.
진 시인은 또 김상현 교수(동국대 사학과)의 번역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법왕'을 부처님으로 번역한 것은 잘못이라며 '법왕'은 말 그대로 무왕의 선친인 '법왕'을 의미할 것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진 전 회장은 나아가 '백제금동대향로'가 당초 미륵사 소유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양의 상징들을 미학적으로 분석할 때 무왕이 법왕의 일대기를 대서사시로 새긴 것이며 전쟁 중에 부여로 피난갔다 묻히게 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와 관련 학계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향후 문학적 상상력과 사학계의 치열한 논리싸움까지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지역문화계는 내다보고 있다.
'보석도시 익산'도 무왕과 관련해 풀어내는 솜씨가 기막히다. 진 전 회장은 삼국유사의 무왕조편을 주목한다. 선화공주가 백제로 오기 전 부모가 준 금을 내놓자 서동이 우리 동네에 가면 이런 것은 언덕처럼 쌓여있다고 말하는 대목. 이 역시 오늘날 익산이 왜 보석도시가 됐는지를 뒷받침해주는 역사의 기막힌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진 전 회장이 미륵사지에 눈길을 둔 것은 30여년 전. 원광대학교가 미륵사지를 발굴할 때부터 매달 한차례씩 현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찾았으며 결국 그 발품들이 도발적인 주장과 영화 시나리오까지 이어진 셈이다.
'백제금동대향로' 역시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대목. 모사품을 구입해두고 관찰하며 의구심을 가져오다 사리봉안기 출토로 실마리를 찾게 됐다는 설명이다.
민병록 위원장이 영화제작에 호기심을 표시한 것도 상당한 화젯거리. 주로 단편영화와 다큐를 찍어왔던 터라 상업영화 메가폰을 든다는 데 영화계는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 역시 그가 환영할만한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 진 시인의 분석. 하지만 민 위원장은 시대극 특성상 컴퓨터 그래픽 처리 등 막대한 제작비가 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나리오 손질은 물론 좋은 배우들을 섭외하고 투자처 물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영화의 가제목은 '선화공주님은 선화공주님은'. 이 역시 마케팅에 적절하도록 손질이 필요할 것으로 민 위원장은 소개했다.
/글=김영애?사진=김봉래 기자

<진 전 회장이 주장하는 것들>

영화 시나리오 구상에 1년여가 소요됐다는 진동규 전 전북문협 회장. 상당히 도발적인 내용을 영화에 담을 것으로 알려져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무엇보다 익산 미륵사지와 매우 유관한 주장들이어서 진 전 회장의 주장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의제기하는 '사리봉안기' 내용
진 전 회장의 사리봉안기 내용에 대한 이의제기는 김상현 교수(동국대)의 해석에 근거한다. 김 교수가 괄호를 쳐두? 법왕을 부처님으로 해석한 대목이 가장 큰 시각차. 김 교수의 해석은 이렇다.
"가만히 생각하건데, 법왕(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감응하시고, (중생들의) 바람에 맞추어 몸을 드러내심은 물속에 달이 비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석가모니께서는) 왕궁에 태어나셔서…."
진 전 회장은 이를 토대로 행과 연을 분리해 시적인 분석으로 맞선다. "가만히 생각하건데 법왕께서/ 세상에 오시어/ 근기에 따라 감응하시고/ 중생의 응하여/ 몸을 드러내신 것은 마치/ 물속에 달이 비치는 것과 같으셨다/ 그래서 왕궁에 나시고…."
진 전 회장은 김 교수 해설을 인용하면서도 괄호 안에 포함된 부연설명을 배제하고, 단순히 행과 연을 분리하는 것만으로도 사리봉안기의 내용이 훌륭한 시(詩)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진 전 회장은 이어 도와주겠다는 주석이 오히려 상상력을 봉쇄시켰다면서 엄청난 비유와 상징들도 재론의 여지를 막아버렸다고 주장했다.
◆금동대향로 미륵사 소유설
진 전 회장 주장대로 '법왕'이 무왕의 아버지가 될 경우 미륵사의 창건내용이 흐트러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무왕이 자신의 아버지인 법왕을 위해 미륵사를 창건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동안 왕비 발원으로 건립됐다는 학계주장과 배치돼 논란의 여지가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진 전 회장은 '백제금동대향로' 역시 법왕의 일대기를 부조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주장하면서 학계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가 법왕을 대향로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요소는 두 가지 정도. 일단 법왕의 금살령이 뚜껑중간부분에 그림으로 표현돼 있다는 주장이 눈에 띈다. 혼비백산해서 속수무책으로 도망가는 이상한 동물묘사 등이 그 반증이라는 지적이다.
또 하나 법왕과 무왕 어머니 결혼식 장면도 상징으로 남겼다는 대목. 뚜껑 하단부에 새겨진 봉황 두 마리는 그의 어머니가 못 속의 용과 관계를 맺어 무왕을 낳았다는 비유에서 기초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동대향로에 새겨져 있는 춤추는 5마리 새에 대해서도 학자들과 다른 입장을 보인다. 학자들은 5부의 백제관등제 상징으로 보는 반면 그는 온조왕 20년 동명성왕 제사지낼 때 하늘에서 이상한 새 5마리가 내려왔다는 설을 들어 이의 연결선상에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여러 주장에 대해 문인들의 상상력까지는 좋으나 자칫 역사를 왜곡시킬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진 전 회장은 누구인가
진 전 회장은 시인이자 서양화가다. 그는 이번 영화작업을 추진하면서 자신이 국문과 대학원을 선택하지 않고 미술공부 했던 게 참 다행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금동대향로의 상징들을 읽어내는 데 시적 상상력과 함께 도움이 됐다는 차원.
고창 출생인 시인은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한동안 전주 모 고교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명퇴한 뒤 시작에 매달려왔으며 전주대 미술교육과에 들어가 그림을 배웠다.
1978년 '시와의식'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전주예총회장, 전주문협회장, 전북문협 회장 등 굵직한 행보를 걸어왔으며 시집으로는 '꿈에 쫓기며' '민들레야 민들레야'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구시포 노랑 모시조개' 등이 있다.
/김영애 기자 young@

<시나리오 제작 의도>
이 시나리오는 내가 쓴 글이 아니다. 분명 이 글은 내가 쓴 글이 아니다. 1천4백년 전 백제의 무왕이 쓴 글이다. 마 뿌리를 캐서 어머니를 봉양했다는 마동이의 작품인 것이다.
맑고 깨끗한 기록들을 그대로 베껴 내려고만 노력했다. 놀랍고 감격스러워서 감히 주석을 붙인다거나 꾸며 볼 생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대로 백제의 생명철학의 표출이며 에술품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출토된 미륵사 사리봉안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법왕께서는 세상에 나오셔서 근기에 따라 감응하시고 중생들의 바람에 따라 몸을 드러내심은 물속에 달이 어리는 것 같아서…."
그렇다. 물속에 어리는 달처럼 기록해 놓은 1천4백년 전의 이야기들을 옴스레 베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는 왕궁에서 태어났을 뿐 만행수도하면서 몸으로 실천해보인 법왕의 기록이다. 큰 틀에서의 생명운동을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힌 아들인 마동이 미륵사 창건과 함께 새겨놓은 작품인 것이다. 신라의 수도인 서라벌에까지 깊숙이 들어가 서동요를 지어부르는 그래서 예쁘고 예쁜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는 대 서사시였다.
백제 금동 대향로가 어떤 우여곡절로 미륵사 법왕전을 떠나 사비의 흙구덩이 속 천년이 넘는 긴긴 하안거 동안거에 임했는지 그것은 앞으로 학자들이 밝힐 일이나 그 수행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었던가.
지난 1월 미륵사 서탑의 사리봉안기 발굴은 환호보다는 사학계를 들끓게 하기? 충분했다. 아니 국민적 감정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던 게 사실이다. 그 아름다운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픽션이었다는, 그냥 날아가 버렸다는 허탈감과 상실감 그것이었던 것이다.
역사적 진실을 온 국민과 함께 그 웅숭깊었던 우리민족의 생명사상을 온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자 함이 이 시나리오의 제작의도인 것을 감히 밝힌다.

<시놉시스>

1. 학술대회
젊은 학자들의 자축모임. 미륵사지의 석탑 해체와 사리장엄 그리고 목간의 형식을 빌어서 '백제금동 대향로'의 스토리를 읽어내게 한다.
2. 오층석탑이 세워지기까지
오층석탑이 세워지기 전 해수좌평과 사택좌평의 마을이었던 곳이 화재로 전소되고 만다. 두 좌평은 서동을 호위하며 서라벌에 가서 선화공주를 모셔오기까지 백제왕실의 중요한 실세였고, 아막산 전투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아막산성 전투는 4만명이 출전했으나 해수 혼자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3. 법왕과 무왕의 생명운동(백제 금동 대향로의 부조를 중심으로)
법왕이 왕자시절 못가에 사는 여인과의 결혼은 물론 서동의 탄생이 리얼하게 묘사돼 있는 것부터 향로 전체에 새겨진 생애의 이야기, 동물들의 먹고 먹히는 사슬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가 화해하는 평화공명의 세계를 구사한다.
4. 서라벌에 가는 서동, 선화공주와 함께 화해하다
관산성 싸움에서 전사한 성왕의 목은 '북청'의 계단 밑에 묻어두고 모든 사람으로 밟게 했다. 선화공주를 맞이한 서동은 '북청' 앞에서 의식을 갖추고 성왕의 다비식을 갖는다. 비로소 화해를 이루고 백제로 돌아온다.
5. 선화공주와 서동의 사랑
서동과 선화공주의 만남은 청춘남녀의 만남이라기보다는 생명나눔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나무와 풀, 짐승과 짐승, 모든 생명체들은 아름다운 삶을 나눈 것이어야 한다.
익산신문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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