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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CEO 김만덕 - 김우연 칼럼니스트
익산신문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0년 03월 22일(월)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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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 특별기획 주말극에 ‘거상 김만덕’이 떠오르고 있다.
제주 여인인 김만덕은 한때 고액권 화폐의 유력 모델로 떠오른 적도 있다. 신사임당에게 밀려 화폐에 얼굴을 넣지는 못했지만, 당시 생소한 인물로 우리의 이목을 끌었다.
김만덕의 어머니 은홍은 20살 꽃다운 나이에 김응렬과 지고지순한 운명적 사랑을 하게 된다. 극중에 그려진 은홍은 천진난만한 성향을 지닌 여인으로 김응렬과 첫 눈에 반해 열정적 사랑에 빠진다. 은홍과 응렬과의 사랑의 결실이 만덕이다. 어머니의 사랑 속에 자란 김만덕(1739-1812)은 조선시대 최초 여성 CEO가 된다.
하지만 김만덕은 9살 때 양친을 잃었다. 양친의 사망으로 집안 경제가 어려워져 제주읍성 유곽의 하녀로 들어가게 되었고, 13세 때 기생이 되었다. 20세에 기생을 그만두고 30세의 고선흠과 결혼하지만, 남편 또한 질병으로 일찍 사망한다. 어려운 청소년 시절을 보낸 만덕은 제주 시내에서 식당을 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당시의 객주(식당)는 여관 구실도 했지만 외지 상인들의 물건을 위탁받아 파는 중간상 역할도 했다.
관기 출신이었던 그녀의 객주는 곧 번성했고, 제주 특산물인 녹용과 귤 등을 육지에 팔아 이익을 남겼다. 만덕은 제주의 포구가 지닌 여러 가치에 주목했다. 한반도 각 항구도시의 객상들과 연계한 유통체계를 만들었다. 그녀 자신도 선박을 소유했다. 그녀가 취급하는 상품은 서울에서도 유통되었다. 결국 그녀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다.
만덕이 57세 되던 해인 1795년(정조19) 제주에는 계속 흉년이 들어 식량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조정에서 보낸 구호식량마저 풍랑으로 바다에 빠지자 제주 백성들이 굶어죽을 위기에 처했다. 이때 만덕은 그때까지 모은 막대한 돈을 아낌없이 써서 양곡을 육지로부터 사들여 와 굶어가는 제주인들을 살리는데 힘썼다. 당시 체제공이 쓴 만덕기에는 이런 내용이 전한다.
‘정조 19년에 탐라에 큰 기근이 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 갔다… 만덕이 천금의 큰 돈을 내놓아 육지에서 양곡을 사오게 하여 450석을 관청에 내놓았다. 오래 굶어서 살가죽이 들떠 누렇게 된 주민들이 이 소식을 듣고 관청으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MBC 드라마 '상도(商道)'로 유명한 거상 임상옥도 20대 초반에 제주 상인 김만덕을 만나 재기에 성공했다. 실제 만덕보다 40년 후에 태어난 그가 당대 인삼 무역왕으로 이름을 떨친 데는 김만덕의 도움이 컸다는 게 학계의 지적이다. 임상옥은 만덕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과 잘 쓰는 방법' 등 시장의 원리를 터득했다.
제주도민들은 어릴 적부터 '만덕할망 덕에 살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란다. 예로부터 제주인들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정신이 강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김만덕의 나눔을 꼽는다.
200년 전 조선 땅은 특히 여성에게 보수적이었다. 김만덕은 여성의 사회활동조차 드문 시대에 과감하게 사업을 벌인 여성이다. 당시의 법과 금기를 깨고 제주 섬 밖으로 나갔고, 왕에게 반수라는 벼슬을 받고 궁궐에 머문 적도 있다.
그녀에게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CEO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수식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만덕이 보여준 조선시대 여성 경제인으로서의 역동적이며 진취적인 기상에 우린 새삼 주목을 하게 된다. 게다가 그녀가 이룬 성공의 성과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었던 점은 특히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익산신문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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