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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칼럼】프레임 전쟁-고상진(전북대 겸임교수/행정학 박사)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6일(금)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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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상진 전북대 겸임교수 / 행정학 박사
ⓒ 익산신문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퇴압박을 받던 리차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TV에 나와서 한 얘기다. 그 얘기를 들은 미국 국민은 닉슨을 사기꾼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비슷한 상황이 몇 년 전 우리 정치현장에서도 재현되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방송토론장에서 안철수 후보는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항변했지만, 이를 본 국민은 ‘MB 아바타 안철수’를 연상하게 되었다.

일명 프레임(frame)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프레임 구성의 기본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은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수출규제’로 극우주의자들의 결집을 노린 아베와 ‘반일 감정 자극’으로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문재인 대통령 간 하루하루 대립이 전개되고 있다.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정족수에는 미달했지만 과반수 이상 의석을 확보한 아베는 일정부분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아베의 혐한(嫌韓) 프레임이 단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다.

연합뉴스 국제2부장으로 재직 중인 맹찬형 기자의 SNS 포스팅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한국기업의 시스템반도체와 지능형반도체 집중투자와 개발을 막아서 한국을 계속 기술종속국으로 두겠다는 것…‘역사 갈등에서 비롯된 경제보복’이 아니라 ‘역사 갈등을 핑계 삼은 기술전쟁 도발’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길고 긴 장기전이 될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어떤가. 조국 민정수석은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일 감정을 자극했다. 그리고 전방위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필자도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국민의 일치된 결속력으로 대오를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깊은 한숨 내쉬고 나서 이성적으로 따져보자.

최근 우리 정부별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노무현 4.7%, 이명박 3.3%, 박근혜 3.0% 그리고 문재인 정부 2년간 2.9%이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예측한 경제성장률은 당초 2.8%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2.2%까지 낮춰서 예측하기도 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살릴 묘안을 찾아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게 우리 경제의 하락세를 멈출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

시간이 흐른 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패 원인으로 ‘일본 프레임’을 핑계거리로 삼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2016년 중국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사드배치’를 강행했고, 당시 중국 관광객에게 내려진 금족령은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대책 없이 내지르는 정부 정책에 내수경기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다. 얼마 전 만난 항공·관광업계 관계자의 “8월까지 예약된 사항은 차치하고 당장 9월부터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은 쉬이 넘길 일이 아니다.

‘역사 갈등을 핑계 삼은’ 일본의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가 갇히게 되면 누가 가장 힘들고 어려워질까. 대를 이어 누릴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힘들어질 리 만무하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 정책으로 여건이 어려워진 자영업,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우스개소리지만 우리 민족은 유별난 점이 있다. 우리보다 힘이 쎈 나라의 국민을 지칭할 때는 어김없이 비하하는 표현을 쓴다. ‘일본×’, ‘미국×’, ‘중국×’ 등.

그런데 우리와 친근하다고 생각하거나 우리보다 힘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의 국민을 지칭할 때는 그렇지 않다. ‘베트남 사람’, ‘나이지리아 사람’이라고 하지 ‘베트남×’, ‘나이지리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굴곡진 역사를 통해서 우리 것을 약탈했던, 하려는 국가와 그러지 않은 국가가 우리 DNA속 깊이 본능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 펼쳐지는 사안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필자도 분명 ‘유별난 민족의 1인’이다. 이 엄중한 상황이 친일, 반일의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만큼 명쾌한 명제는 아닌 것 같다.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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