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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窓】특별한 생일 선물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04일(금)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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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송 시인.
ⓒ 익산신문
하송님, 안녕하세요. 아침편지 고**입니다. 하늘의 특별한 뜻이 있어 오늘 세상에 태어난 하송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중략)
하송님의 오늘 생일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더 즐겁고 충만한 인생이 시작되는 새로운 첫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중략) 다시 한번 하송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더 많이 웃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 드림

생일이 돌아오자 올해도 잊지 않고 고**의 아침편지에서 생일 축하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참으로 가슴 따뜻한 메일입니다. 나이를 먹은 지금도 생일은 항상 설렘을 안겨줍니다.

작년까지는 생일이 가까워지면 제일 먼저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물만 준비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여러 종류의 과일 및 수산물과 식당에 들러서 역시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음식으로 포장구매를 했습니다. 아들, 남편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뭘 이렇게 많은 걸 사 왔냐고 나무라면서도 딸, 사위, 손자들까지 보면서 많이 기뻐하셨습니다. 

집에 와서 케익을 자르고 아들에게 선물을 받았습니다. 동생들과 친구들에게서도 휴대폰으로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선물 쿠폰이 도착했습니다. 케익, 치킨, 아이스크림 등….

남동생의 아내인 올케 역시 휴대폰으로 축하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우리나라 유명 화장품 회사 브랜드의 스파이시 누드 립밤이었습니다. 올케에게 고맙다고 인사말을 보내고 선물 받기를 클릭하면서 고개가 갸우뚱해졌습니다.

‘스파이시, 스파이시? 이게 분명히 먹는 것이 아니고 입술에 바르는 것인데 스파이시라니? 색깔이 강렬한가?’

궁금함 속에 기다리던 중 드디어 큰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립밤 하나인데 상자가 커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그다음이었습니다. 립밤을 입술에 바르고 잘 어울리는지 거울을 봤습니다. 색은 특별히 튀지 않고 무난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입술이 얼얼하게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매운 청양 고춧가루를 잔뜩 입술에 바른 느낌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심해졌습니다. 당황해서 빨리 화장지로 닦으니 좀 나아졌습니다.

실험하느라 남편하고 아들도 입술에 바르게 했습니다. 남편은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살짝 얼얼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괜찮다고 했습니다.

어째서 나만 이렇게 심하게 얼얼한 걸까? 제품에 대해서 검색했습니다. 상품 사용해본 후기를 보니, 제품이 마음에 들고 좋다고 대부분이 적어놓았습니다.

본인은 발라보니까 좋은데 엄마는 한 번 발라보더니 얼얼해서 사용하지 않으신다는 후기가 딱 하나 있었습니다. 나하고 같은 사람도 있다는 말에 마음이 조금은 놓였습니다.

그런데 올케는 왜 나한테 이런 립밤을 선물로 준 걸까?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유난히 매운 음식을 좋아하니 립밤도 취향에 맞으리라 생각해서 심사숙고해서 고른 듯했습니다.

그동안 매운 음식을 다른 사람들보다 잘 먹어왔는데 이렇게 입술이 예민할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립밤이 문제인지, 내 입술이 문제인지 생각하며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립밤을 받자마자 사진을 찍어 보내며 고맙다는 내 인사말에
“감사합니다. 형님이 많이 기뻐하시니, 담에도 또?” 하기에 나 역시 장난삼아 “오케이!” 했었는데 올케 역시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당황스러워할까 싶어서 비밀로 하고 립밤에 적응하기 위해서 날마다 바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도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다른 립스틱을 바르고 위에 살짝 덧입혀서 발라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바르는 즉시 얼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립밤을 급하게 닦아내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미 사용했으니 바꿀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봐서 버릴 수도 없고…. 이윽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매운 것이 먹고 싶을 때 바르기로, 그리고 운전할 때 졸리면 바르기로….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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