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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실적주의와 탁상행정의 피해자는 국민
안상현(전 한국어 교사 / 현 칼럼니스트)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11일(수)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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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의 종이박스가 곧 사라진다고 한다.

환경부와 대형마트 4사가 포장용 테이프와 끈 등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종이박스를 없애기로 합의하고 협약을 체결했다는데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형마트에서 먼저 정책 개선안을 환경부에 올리거나 공동협약을 선 제의했을리는 만무하고 정부기관인 환경부에서 먼저 권고하고 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의했을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보호와 자원 절감 차원에서 대형마트 내에서 폐기물이 원천적으로 발생되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모범정책의 한 사례로 실적에 올릴 수 있고 대형마트는 재사용 종량제 봉투나 종이봉투의 판매 증대로 수입이 늘어나니 분명 서로 간에 남는 장사이긴 하다.   

공동협약 체결 뉴스가 나가자마자 시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현실을 무시하고 시민의 불편을 역으로 더 초래하는 탁상행정이자 전시행정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 특성 상, 한 번에 다량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다수이고 이에 깨지기 쉽거나 무거운 물품을 효율적으로 담아갈 수 있는 종이박스는 꼭 필요하며 종이박스는 언제 어디서든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한데 굳이 종이박스를 자율판매대에서 없앨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포장용 테이프나 끈만 폐기물이 되니 그것만 없애도 얼마든지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데 너무 과한 조치라는 것이다.

나도 대형마트를 이용해보았지만 종이봉투나 종량제 봉투에 담을 수 있는 무게는 기껏해야 4 ~ 5 kg에 불과하며 종이봉투는 쉬이 찢어지기에 집에 가져가면 다시 쓰레기가 되기 일쑤다.

차량에 항상 대형 장바구니를 비치하면 좋겠지만 이도 쉬운 것은 아니니 기존대로 종이박스를 재활용할 수 있게끔 하면 좋을 듯싶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장기적으로 볼 때 시민의 불편이 오히려 더 커지고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에 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면 정책 재고를 언제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기관이 하나의 정책을 추진하면 그것을 쉬이 바꾸기는 힘들므로 사전에 충분한 여론수렴과 현장 실사를 실시해야 한다.

일부 고위급 인사들끼리만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여 정책을 입안·추진하던 권위주의 시대에는 아무리 국민의 반발이 예상되더라도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면 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와 다원주의가 성숙되었고 시민 편익 우선주의가 정책추진 고려 사항의 1순위가 된지 오래다.

빈대 잡자고 초가집을 태워버리는 것인지 쥐를 잡자고 아예 곳간 출입을 막자는 꼴이 아닌지 모르겠다.   

사전에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로부터 설문조사라도 한번 제대로 실시하고, 종이박스 재활용의 실질적 유용성에 대하여 마트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접착테이프와 끈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의견이라도 묻고 난 후에 이번 정책을 내놓았다면 이렇게까지 큰 반발과 비난에 직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환경부는 시민 반발이 심해지자 4개 대형마트에서 당장 종이박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며 “장바구니 대여 시스템을 구축해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해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기존대로 종이박스를 재활용하게 하면 될 것을 굳이 이상한 정책을 만들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더니 이제는 ‘장바구니 대여 시스템’을 추진해보겠다고 나서는 환경부. 졸속행정과 탁상행정 및 실적주의에 갇혀서는 절대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보장하는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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