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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영 익산세무서장
익산신문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0년 11월 01일(월)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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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익산신문 | | 취임한지 10개월이 지난 안병영 익산세무서장(55). 그의 방에 들어서면 논어 '이인편'의 '충서(忠恕)'라는 작은 액자가 손님을 맞는다.
충(忠)은 사리사욕에 지배되지 않고 스스로의 사명에 최선을 다함을, 서(恕)는 자기의 이로움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하지 않는 타인에 대한 헤아림을 의미하지 않는가. 평소 그의 사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의 혁신적인 마인드도 눈에 띄는 부분. 출퇴근시 과장급의 마중과 배웅을 없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익산이 편안하고 좋다는 안 서장은 "예상보다 경제가 나빠 안타깝다"면서 "경제가 얼른 살아나 어려운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말문을 연다. 지난달 26일 안 서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감과 삶의 철학을 들어봤다.
-인사가 늦었다. 소감한마디.
"익산에 오니까 아늑하고 편안했다. 다만 예상보다 경제가 어려워 안타까울 뿐이다."
-익산의 경제현황은 어떤가.
"전망이 나쁜 것은 아니나 국제적인 금융사태의 영향이 컸다. 수출이 줄다보니 세수도 조금 감소했고…. 또 이곳 역시 건설업체 부도가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잖은가. 건설경기는 여러 업종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제일건설 워크아웃이 가장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하림의 성장이다."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실 것 같은데.
"물론이다. 기본 업무가 세원관리지만, 과세가 잘못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구나 상황이 어려울 때면 유연한 행정이 필수 아닌가. 상황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부가세 신고가 마무리됐다. 올 현황은 어떤가.
"예년보다 환급받는 사람들이 늘어 흐뭇했다. 시민들의 세무행정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 기쁘기도 하다."
-김제까지 관할하다보니 업무부담이 많으실 것 같은데.
"조직이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과별 업무배분 등 시스템이 잘 발달해 있는 점도 부담을 덜어준다. OECD 국세청장 대회하면 우리도 손에 꼽힐 정도로 제도가 선진화돼 있지 않은가. 납세의식도 높아졌지만 제도는 늘 한걸음 빨리 간다. 전산처리 등이 큰 몫이 돼주는 셈이다."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한 제도들이 많이 마련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전자계산서 제도다. 올부터 법인들에게 적용하고 있는데, 2012년부터는 개인으로 확대된다. 개인들도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현금영수증 제도도 매우 성공적이다."
-요즘 C&그룹 사태 등을 보면 여전히 검은 거래들이 판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는 않다. 다만 오래전 구습이 일부 남아있어 드러났을 뿐이다. 실제로 조세구조를 살펴보면 대기업이 창출하는 세원은 막대나다. 부가 몰려있는 곳에서 많이 걷고, 부족한 곳은 구제하는 정책들이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취임식 때 인화를 강조하신 것으로 안다.
"인사적체가 엄청나다. 복지후생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다. 서로를 격려해주고 긍지를 갖게 해주면 자연스레 화합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바탕으로 인화만한 게 어디 있겠는가."
-따뜻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건 너무 거창하다. 다만 직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것 말이다. 그러다보니 무슨 계장보다 누구 씨 하는 식으로 친근하게 불러주고 장난도 곧잘 하는 편이다. 행복하게 생활해야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신다고 들었는데.
"맞다. 금요일마다 시는 물론이고 계절에 맞는 유래, 유머를 보내곤 한다. 자주 답신을 보내오는 걸 보면 반응이 괜찮은 것 아닌가."
-평소 한학을 자주 응용하는 것으로 안다.
"어려서 부친께 배운 걸 알은 채 하는 수준이다. 그땐 매 맞고 배웠는데…(웃음). 인생은 한권의 책과 같다. 마구잡이로 넘기면 인생이 쉽게 넘어갈 것이고, 음미하면 그 깊이대로 살게 된다. 부친의 영향 때문인지 주역 노자 장자 등 서재에도 한학관련 책이 많다."-삶의 철학이 궁금하다.
"내가 대접받고 싶으면 상대방을 먼저 대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서장은 130여명 직원들의 능력을 빌려서 공사(公事)를 보는 것이다. 직원들의 처지를 내 처지 혹은 내 마음과 같이 생각해 행동하려 노력한다."
-검정고시로 대학을 가셨다. 청소년기를 소개해달라.
"중국무술 태권도 등 운동을 잘하는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됐고, 정상적으로 학교생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닥쳤다. 그래 고1때 종로 단과학원 두달 다니다 검정고시를 봤고 가까스로 합격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학생활도 모범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 꿈은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다만 맥아더장군 전기를 읽고 군인이 되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꿈이 뚜렷한 소년은 아니었고, 적응은 잘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세무환경이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서비스에 대한 개념도 엄청 커졌고, 늘 민원인을 향해 귀를 열고 있다.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언제라도 지적해주시라. 부탁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면 2012년 시행되는 개인들의 전자계산서 제도에 호응해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가 살아나 어려운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김영애 사진=김현정 기자
<취재를 마치며>
전남 순천 낙안에서 5남3녀중 막내로 태어난 안 서장. 그의 청소년기는 남달랐던 편이다. 고 1때 검정고시로 대학을 갔고, 대학시절엔 휴학도 잦았다. 휴학시절 교수였던 큰 형을 돕느라 나무심기에 매달리기도 했다. 18살의 그는 서울 무지리라는 변두리에서 나무와 함께 인생을 배운 셈이었다.
그런 탓인지 그의 삶은 철학적인 사유가 녹록해 보인다. 노장사상에 심취한 것이라든지 타인을 존중하는 것 등등. 그 뿐인가. 혁신 마인드도 대단하다. 출퇴근 때마다 이뤄지는 요식행위를 없애고 이런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모쪼록 그의 희망처럼 공직사회의 경직된 분위기가 모두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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