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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옥 전방 회장
익산신문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0년 10월 19일(화)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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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지난 12일 익산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명예시민증을 받아든 조규옥 전방㈜ 회장(66). 그는 "평생을 익산시민으로 알고 살았는데 뭐 새로울 것이 있겠느냐"면서 "요즘에도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익산을 찾는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조 회장은 이어 "익산에 신설될 공장은 국내최대규모 방적설비를 갖추게 된다"며 "1200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가 열린 솜리문화예술회관은 강원도와 서울 등 각지에서 50여명의 동창생이 찾아와 축하해줬으며 이들 속에 둘러싸인 조 회장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 회장을 만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먼저 소감 한마디.
"고향이 익산인데 특별할 것은 없잖은가. 평생을 익산시민으로 알고 살아왔다. 요즘에도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내려온다. 친구들도 만나고 은사님도 뵙고…. 무엇보다 친구들 만날 때가 가장 즐겁다. 만경강가서 게 잡던 얘기며 닭서리 얘기로 밤을 지새기도 한다."

-어렸을 적 기억나는 에피소드라면.
"음, 누구나 같지 않을까. 토마토 가지 서리 등 개구쟁이 노릇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그다지 당차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서리할 때도 밭 가운데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길가에서 겨우…. 음, 또, 동네에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갖게 된 강태순이(오산초 45회 동창회장)가 어느날인가 자전거를 잃어버려 울고 다니던 것 등등이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은사를 모시고 귀한 동창회를 한 것으로 아는데.
"십시일반으로 주머니를 털어서 장영만 선생님(83·군산 영광여고 퇴직)을 모셨다. 늦게나마 기초를 닦아주신데 대해 감사표시를 한 셈이다. 도리를 못한 송구스러운 맘 때문에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비원 하는 친구 등 생활이 어려운 동창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목표보다 초과돼 선생님께 용돈을 드리기도 했다."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
"돈이 없는데 영화는 보고 싶었다. 당시 극장 앞에서 구두 닦던 사람들은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래 구두닦이가 되고 싶었달까(너털웃음)."

-익산에 국내최대 규모 방적공장을 준비중이다. 어떤 회사인가.
"현재 터다지기 공사를 하는 중이고, 8개월 후면 1차 사업이 완공된다. 3차에 걸쳐 투자되는 사업비는 2천30억원에 달한다. 고용효과는 1200명 정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우리 직원들은 유럽 아프리가로 들어가 2012년 오더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세계 60개국을 누비게 될 것이다."

-은사의 권유로 이곳에 오게 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맞는 소리다. 장영만 선생님께서 적극 권유하셨고 우연찮게 봤던 조배숙 의원의 서류가방이 마음을 굳히게 했다. 일자리 관련자료는 물론이고 익산 대형사업들의 서류가 빼곡했다. 우리 회사 취업자료도 나보다 더 많이 갖고 있을 것이다. 마치 직업소개소 소장 같았다. 그러면서도 내색 한번 안하는 조 의원의 태도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또 이한수 시장과 이춘석 의원이 찾아왔다. 이 의원의 경우는 자기 지역구가 아님에도 꼭 부탁한다고 매달렸다. 이렇게들 애정을 갖고 있는데….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었다."

-조 의원과는 각별한 관계라는 얘기도 있는데.
"조 의원은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이다. 모 유력 정치인은 조 의원만은 믿을 수 있다는 얘기도 한 바 있다. 처음엔 7~8백억 투자해놓고 가끔 놀러오는 곳으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여자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잖은가. 조 의원 지역구이기도 해서 당초 계획을 확대한 것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도 만만찮은 것으로 안다.
"맞다. 광주의 절반을 익산으로 옮기다보니 모든 비용이 2배로 들어간다. 그 뿐인가. 그곳에 부지를 놔두고도 이곳에 조성하는 것이니…. 경영논리로 보자면 효율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도 한때 섬유산업의 본고장으로 명성을 날린 적이 있다.
"쌍방울은 물론이고 태창, 백양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이 있던 곳 아닌가. 그럼에도 봉제가 수반되다보니 중국이나 동남아에 경쟁력이 밀려서 오늘날 이렇게 됐다."

-방직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나.
"섬유의 근간은 원사다. 한국 손기술은 유명해서 한국인이 뽑은 실 가격은 5~10% 더 쳐준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 방직은 섬유의 근간이라기보다 삶의 근간이다. 옷을 입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말이다. 히틀러도 유럽을 점령한 뒤 방직공장은 손대지 말라고 했다. 그래 지금도 유럽에 가면 120년된 방직공장을 볼 수 있잖은가. 특히 최근엔 중국과 인도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사업성이 무궁무진해졌다."

-전방은 어떤 회사인가.
"한때 광주시 경제를 좌우했다. 전기요금도 시청보다 많았으니까. 원사에 전남 타이틀만 붙으면 외국서 다 가져간다. 굳이 선전할 필요가 없다. 좋은 물건을 값싸게 만들면 몰려오게 돼 있지 않은가. 그런 전통을 지켜가고 있는 기업이다."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본래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28살 때부터 폐수처리업체인 제일정수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그러다 IMF 전후 방직회사 경영에 참여한 게 오늘에 이른다."

-앞으로 계획이라면.
"특별한 계획은 없다. 다만 세계무대에서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갖췄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전방에 대해 과대 포장돼 있는 것 같아 좀 부담스럽다. 우리의 본질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들어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글=김영애·사진=김현정 기자

<취재를 마치며>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던가. 조규옥 회장이 익산을 떠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서울로 올라가 50여년간 타향살이를 해왔던 그에게 60이 넘어 찾은 고향은 그리움 그 자체였다. 그리하여 세상을 달관한 동창생들을 만났을 때 금세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다닐 때의 조 회장을 두고 동창생들은 운동 잘하고 기백이 넘친 데다 매우 사교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늘 좋은 옷을 단정히 입었고, 말수가 적던 조 회장이었지만 지금은 자신들을 즐겁게 해주는 은발의 신사라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방직공장에 투자하셨던 부친 덕분으로 익산에서 처음 골덴바지를 입었다는 조 회장. 이제 국내 방직산업의 CEO로써 당당하게 세계무대를 호령하는 그가 익산시민임이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익산신문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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