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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현 익산서동축제 부위원장
우창수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0년 09월 06일(월)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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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김복현 익산서동축제 부위원장

2010 익산서동축제가 오는 30일 막을 연다. 올 주제는 '영원한 사랑노래, 러브 프러포즈'. 무왕제례 등 35개 프로그램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를 총괄하는 이는 김복현 서동축제 부위원장(63·익산문화원장).

잔치를 앞두고 있음에도 그의 시름은 적잖다. 가장 먼저는 충남지역에서 대대적으로 세계백제대축제를 벌이다보니 익산이 세에서 밀린다는 점이고, 둘째는 매장문화재를 중앙박물관으로 귀속한다는 문화재청 법안개정이 심기를 불편케 하는 연유.

지난달 31일 문화원에서 만난 김 원장은 위내시경을 하고 오는 길이라며 상황이 이럴진대 어찌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볼멘소리다. 김 원장을 통해 익산의 문화현실과 쓴소리를 들어봤다.

-서동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글쎄, 그렇게 됐는데 걱정이 많다. 무엇보다 부여와 공주가 올부터 '세계대백제전'를 시작한다. 외형으로만 봐도 240억짜리 행사에다 롯데가 끼어들어 콘도와 리조트를 짓고 관광상품 세일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서동축제'는 몹시 미미한 수준이다. 존폐위기에 놓여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익산 역시 백제문화의 점에 불과한 상황이 돼 버렸다."

-충남이 위협적인 이유라도.
"올해 시작한 게 아니라 2004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한 뒤 6년 만에 서막을 올린 것이다. 또 두 시군이 뭉쳤다는 점도 시사할만하다. 롯데가 참여한 것을 보라. 상품가치가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이미 후쿠오카 구마모토 오사카 등 백제문화가 살아있는 지역에 4개의 홍보관이 설치돼 있고, 40여 국가에 홍보도 해둔 상태다. 이처럼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했는데 어찌 당하겠는가.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준비됐나.
"9월 18일부터 15일동안 진행되는데 문제는 서동선화가 한 분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부여는 궁남로에서 서동선화 퍼레이드를 벌이고 서동선화 결혼식과 무왕즉위식을 진행한다. 무왕제례도 하겠다는 걸 익산에서 해왔던 사업이라고 뜯어말렸다."

-충남이 왜 무왕에 집착하는가.
"아무래도 사랑이야기이니만큼 상품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그동안 상징물도 많이 만들어뒀고, 서동선화 연꽃축제를 8회째 하면서 자신들 것으로 품어버렸음은 물론이다. 이러다보니 익산은 고유의 콘텐츠조차 뺏겨버리게 생겼다. 무왕의 업적을 잘 보존해야 세계문화유산 지정도 가능할텐데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매장문화재 중앙박물관 귀속 개정안도 익산을 위협하는 요인인데.
"정말 큰일이다. 문화재청은 여러 이유를 들어 강행할 움직임이고, 익산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생겼는데 태연작약하다. 문화재가 출토된 지역에 있어야 지역성과 역사성을 살릴 것 아닌가. 현재 문화재청에 있는 사리장엄은 손도 대보지 못하고 뺏기게 생겼다. 시민들이 서둘러 각성하고 냉철하게 대처해도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 어찌해야 할지 암담하다."

-이의신청도 하신 것으로 안다.
"그랬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 발굴했으면 지역에서 보존할 의무와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국가귀속을 강요하는 건 국보중의 국보를 도둑질하겠다는 처사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국립박물관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 익산에도 박물관이 있는 줄 안다. 유물전시관과 구분을 못해 생긴 오해라고 추측된다. 전시관은 모형을 갖다 놓은 곳이고, 박물관은 진품을 전시하는 곳 아닌가. 마한관을 지어놓았을 때를 생각해보라. 얼마나 떠들썩했는가. 하지만 모조품을 갖다 놓으니까 관객들이 오지 않잖나. 우리지역에서 출토된 진품을 전시하기 위해서 박물관은 필수다."

-한동안 박물관 유치움직임이 있더니 요즘엔 잠잠해졌다.
"꼭 설립되도록 돕겠다던 유인촌 장관이 갑자기 난색을 표했다. 인력이 50~60명 필요하다면서 편제를 고쳐야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그렇게 활발하던 논의도 꼬리를 감춰버렸다. 이게 우리 익산의 현실이다."

-정치적으로 풀어갈 방법은 없나.
"왜 없겠나. 다만 도지사고 시장이고 모두 민주당 일색이라는 점이 장애물이다.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등 인프라를 십분 가동하면 될 수도 있으련만…. 방법을 찾을 수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는 정치인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어쩌다 이런 시점에 문화원장으로 있게 됐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축제는 치러야 한다. 올 서동축제의 특징이라면.
"물론이다. 29일 전야제와 함께 치러지는 무왕제례가 핵심이다. 특히 백제 성왕의 셋째 아들인 임성태자 직계 45대 후손 오오우치 기미오(70)와 다카코(66) 부부가 참석하는 게 의미가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익산시 홍보대사로 임명된 바 있고, 이들과 함께 일본에서 31명이 동참할 예정이다. 이 역시 무왕의 묘가 진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부여나 공주에 결코 지지 않는 역사자료로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밖에도 충남과 차별화된 행사는.
"굳이 말하자면 선화공주도 진짜로 볼 수 있다. 자매도시인 경주에서 선화공주를 뽑았고, 그들이 행사에 참여한다. 어린이 서동극이나 어머니 서동요 부르기 대회도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문화원장에 오른 지 벌써 7년차다. 이제 도망가고 싶다. 요즘 상황을 보면 그동안 투자한 게 억울할 정도다. 단지 향토사를 공부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시민들의 빈약한 문화마인드다. 도대체 역사문화 얘기가 나오면 한마디도 못하고 꼬리를 내리고 말면서도 공부를 안한다. 인식을 열어주기 위해 시티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둬도 별무소용이다. 뭐니뭐니해도 시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신의 고장을 홍보해야 한다. 축제도 판만 벌여놓으면 무슨 소용인가.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해야 생명력이 실리는 것이다. 함께 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

<취재를 마치며>
김복현 문화원장의 열정은 가히 청년수준이다. 아침 점심도 굶은 채 내시경을 마치고 왔다는 그가 자주 생수를 들이키면서도 최근 거듭되는 문화계 난제에 대해 목청을 돋웠다. 내시경 결과 조직검사까지 의뢰해뒀다면서 요즘 같으면 아프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의 인생행로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어려서 웅변을 잘했던 탓이었는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과를 지망했다. 이후 조남조 전 의원 보좌관으로 감각을 익혔고 이리익산 통합 전에는 군수까지 노렸다. 하지만 정치와는 인연이 없었다. 결국 조 전 의원 보좌관으로 동네 구석구석을 누볐던 경험만이 문화원장하는 데 도움을 준 정도였다.

그런 연유인지 익산 향토사에 대해서만큼은 그를 따라갈 사람이 드문 게 현실. 이 모두 항상 믿고 지지해준 아내 박승란 여사의 도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늘이 장항중 교장으로 있던 아내의 정년퇴임일이라는 그는 다시한번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말문을 닫았다.
/글=김영애·사진=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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