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김윤근 익산시청소년수련관 관장 | | ⓒ 익산신문 |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시청한 많은 이들이 “저건 판타지”라며 설왕설래한다.
청소년 현장에서 30년 넘도록 활동하면서 극중 무너진 교권과 방치되다시피 한 학교폭력이, 사실은 우리 학교에서 매일 반복되는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교육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는 이 불편한 진실을 숫자로 보여준다. 교원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까지 치솟았고, 2024년에는 4,234건, 그중 93%가 실제 침해로 인정됐다.
2026년 1학기에만 벌써 2,189건이 접수됐다. 5년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더 마음이 무거운 대목은 따로 있다. 최근 6년간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 받은 사례가 2,436건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약 95%는 불기소나 불입건으로 마무리됐고 70%는 정당한 생활지도였음이 뒤늦게 인정됐다.
정당한 가르침이 신고 한 번에 ‘학대’로 뒤바뀌는 현실 속에서, 교사들이 아이 앞에서 점점 말을 아끼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법률·심리 지원은 이런 부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교권 침해 소송비 지원 청구가 270건, 8억 8천만 원에 이르지만, 정작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틀어 교권 전담 변호사는 38명뿐이다.
학교 하나하나가 이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폭력도 같은 흐름이다. 2025년 1차 실태조사에서 피해 응답률은 2.5%로 5년 연속 늘었고, 특히 초등학교(5.0%)에서 두드러진다.
다행히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은 소폭 줄었지만,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은 오히려 늘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상처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 속 초법적 기구 ‘교권보호국’에 시청자들이 열광했을 것이다. 현실의 제도가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에게도, 그리고 지쳐가는 교사에게도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판타지가 아닌 진짜 대안은 무엇일까?
먼저, 교권보호위원회의 결정이 권고에 머물지 않도록 이행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둘째,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 이전에 교육청 산하 전문기구가 먼저 사안을 살피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당한 지도와 학대를 가려낼 최소한의 완충 장치인 셈이다.
셋째, 교육지원청 단위로 전담 변호사와 심리 지원 인력을 확충해 학교가 혼자 감당하지 않게해야 한다.
넷째, 학교폭력 대응도 처벌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방향을 옮겨, 피해 학생의 치유와 가해 학생 뒤에 놓인 가정 방임·정서적 어려움을 함께 들여다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담장 안에서만 답을 찾지 않는 것이다. 상담·법률·정서 지원을 지역 사회와 교육지원청이 함께 나누어 짊어지는 협력적 거버넌스가 있을 때, 교사도 아이도 지금의 소진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참교육’이 통쾌했던 건, 역설적으로 우리 교육 현장이 그만큼 지쳐 있다는 증거였다. 이제는 그 통쾌함을 판타지 속 응징이 아니라, 숫자가 가리키는 자리마다 실제 제도로 채워 넣는 일이 필요하다. 드라마 밖에서 우리가 해야 할 진짜 ‘참교육’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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