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윤병화 원광대 연구교수 | | ⓒ 익산신문 |
익산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효(孝)를 핵심 가치로 삼고 ‘효문화 1번지’를 도시의 비전으로 제시해왔다.
단순히 효(孝)를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체계화·정책화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상징적 성과가 바로 ‘전라북도 익산시 효문화자료보감’이라는 책자의 발간이다.
익산시는 2020년부터 2년간 전수조사를 실시해 지역에 산재해 있던 효문화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효자·효부·열부 208명, 유형문화자료 164개소, 무형자료 21건, 왕조실록 및 문집 기록 23건 등 총 416건에 이르는 지역의 정신문화를 체계적으로 발굴했다.
익산시는 단위면적 대비 효 관련 정려유적과 효행 인물의 밀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금마·왕궁 등 오랜 역사를 간직한 지역에는 다수의 정려건물이 남아 있다. 이는 효가 특정 개인의 미담에 머무르지 않고, 가문과 마을이 함께 기리고 이어온 ‘살아 숨 쉬는 기억’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효를 ‘자녀가 부모 등을 성실히 부양하고 봉사하는 행위’로 정의하지만 그 본질은 경제적 부양을 넘어선다.
공자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덕목인 인(仁)의 출발점을 효제(孝悌)에서 찾았으며, 물질적 봉양보다 공경과 사랑의 태도를 강조했다. 맹자 역시 효제를 인간됨의 근본 도리이자 사회 질서를 세우는 출발점으로 보았다.
이처럼 유교에서 효는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실천 윤리이자 사회적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적 가치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급격한 산업화, 핵가족화, 가치관의 다원화 속에서 전통적 효의 의미가 약화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세대 간 소통 단절과 가족 유대의 약화는 인성교육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지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풍부한 효 문화자산을 간직한 익산시가 그 중심에 서야 한다.
이제는 효 정신을 현대적으로 이어갈 ‘효인성교육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때다. 효를 주제로 한 체험과 학습, 성찰의 공간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이 플랫폼의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효·예절·다도교육을 초·중·고교 및 익산시 평생학습관·노인종합복지관 등과 연계해 세대 간 가치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한다.
둘째, 익산의 효문화유산과 생활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인성교육을 실현한다.
셋째, ‘익산형 인성교육 모델’을 개발해 학술적 기반을 공고히 한다. 넷째, 익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명상·다도·산림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내면 성장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익산의 효자 이야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교육, 세대공감 캠프, 다도와 효를 결합한 인문 프로그램은 학습자 중심의 생생한 체험 공간이 될 수 있다.
또한 전국 인성교육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온라인 가상체험(VR) 교육을 추진한다면 익산의 효문화를 전국적인 자산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효는 세대 간 이해와 배려를 아우르는 보편적 가치로, 오늘날에도 충분히 인성교육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이제 익산은 효를 미래도시의 가치로 재해석해 미래 세대의 인성 함양과 공동체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
익산의 효문화가 보존의 대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배우고 실천하는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완성된다.
예로부터 “효성이 지극하면 돌 위에도 꽃이 핀다”고 했다. 효문화의 씨앗이 익산에서 활짝 피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성문화도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