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고양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장 | | ⓒ 익산신문 |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FAB) 1기를 짓는 데 무려 60조 원 안팎의 천문학적인 재원이 투입되는 지금,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영토 확장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 타 지자체들이 반도체 전공정 클러스터 유치를 선점하는 모양새지만,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짓고 싶다고 해서 아무 곳에나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의 핵심 줄기는 결국 ‘용수’와 ‘전력’, 그리고 ‘부지’다.
일찍이 안호영 국회의원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시절부터 이 본질을 꿰뚫어 보았다. ‘전기가 흐르고 준비된 물이 있는 천혜의 땅, 새만금으로의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구상은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대한민국 반도체 영토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유일한 정책적 혜안이자 국책 대안이다. 전북권의 모든 역량과 집단지성을 모아 대정부 건의와 협의를 전면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새만금에는 타 지역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압도적인 3대 비교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새만금은 무한한 ‘산업용수의 요람’이다.
반도체 전공정은 하루에만 수십만 톤의 깨끗한 물을 소비한다. 수도권과 타 지자체들이 용수 부족과 취수원 갈등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새만금은 호남의 젖줄인 용담댐의 풍부하고 청정한 물을 만경강 자연유하 흐름으로 확보할 수 있는 독보적인 구조적 강점을 가졌다. '준비된 물'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새만금은 이미 반도체 최적지다.
둘째, RE100이 즉시 실현되는 국내 유일의 부지다.
글로벌 반도체 빅테크 기업들은 탄소국경세와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 이행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새만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육상·수상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단지가 배후에 밀집해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이룰 '새만금호 수질개선 일거양득'의 조력발전까지 계획되어 있다. 공장 가동과 동시에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를 직결할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새만금 외엔 대안이 없다. 송전선로 부족과 전력망 포화로 골머리를 앓는 정부에게 새만금은 유일한 돌파구다.
셋째,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실현할 광활한 부지다.
반도체는 속도전이다. 수도권은 토지 보상과 촘촘한 민원으로 착공까지 수년의 허송세월을 보낸다. 반면 새만금은 이미 국책 사업으로 다져진 광활한 산단 부지가 준비되어 있어 패스트트랙(Fast-Track)을 통한 즉시 착공이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 선점이 생명인 기업들에게 이보다 매력적인 행정적 선물은 없다.
이제 전북도가 거사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초당적 국회의원단, 지방정부, 그리고 수자원·에너지·반도체 분야의 전문가들을 망라한 ‘새만금 반도체 유치 범도민 특별위원회’를 신속히 가동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은 리스크 분산 실패이자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기조에 국가적 손실이다.
이제는 ‘수도권-새만금’을 잇는 듀얼 축(Dual-Axis) 체제로 국가 반도체 지도를 재편해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전주·완주·익산을 잇는 전북형 배후 메가시티의 정주 여건과 거점 대학의 인재 양성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대기업이 안심하고 내려올 수 있는 최적의 토양을 증명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정교하게 치고 나갈 타이밍이다. 전북의 집단지성을 모아 ‘물이 흐르고 전기가 준비된’ 새만금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다면, 대한민국 반도체의 미래 권력은 반드시 전북으로 이동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180만 전북도민의 과감한 결단과 총력전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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