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강민숙 전북익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 | ⓒ 익산신문 |
봄의 햇살처럼 포근하고 따뜻함이 감싸는 5월, 새싹이 자라나듯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자라는 것을 기념하는 어린이날이 있다.
1923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을 중심으로 처음 공표된 어린이날은 단순히 노는 날이 아니다.
어린이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닌 존재임을 되새기고, 민주 시민으로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성장하도록 고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이러한 점에서 어린이날은 아동권리 측면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아이들을 ‘다음 세대의 주역’, ‘우리의 미래’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과연 아이들의 ‘오늘의 행복’은 충분히 지켜지고 있을까? 어린이날을 보내는 어른들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2024년 발표된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동 1,000명 중 3.57명은 학대로 판단되었다. 이는 신고 접수와 조사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학대로 판정된 사례만을 의미한다.
신고는 되었지만 학대로 판단되지 않은 사례는 46.9%에 달한다. 이 외에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위험 상황에 놓여 있는 아동의 수는 파악조차 어렵다.
아동학대로 판단되지 않았더라도, 가정 내 돌봄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보호자의 개인적·환경적 요인으로 위기가 발생한다면 아이들의 행복은 보장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학대 예방은 사전 예방과 조기 발견 중심의 1차 예방, 그리고 위험군 아동에 대한 선제적 개입을 포함한 2차 예방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옆집에서 영아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의 얼굴에 크고 작은 멍이 보인다면,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며 음식을 구걸하는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신호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장면 속에 숨어 있다. 이 신호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일은 결국 어른들의 몫이다.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는 일은 거창한 행동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아이를 한 번 더 바라보고,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아이의 변화를 지나치지 않고, 이상 신호를 외면하지 않는 것, 필요하다면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하거나 손을 내미는 것이 한 아이의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위험군 아동에 대한 선제적인 개입도 중요하다. 누군가는 보호자의 양육역량을 강화하고 건강한 양육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동의 정서적 안정 및 신체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정책과 제도로, 후원으로, 기관 차원에서의 사례관리 영역으로 도울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아동을 함께 돕는 안전망이 작동될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다.
아동의 행복과 건강한 성장은 사전 예방과 조기 발견, 그리고 선제적 개입을 통해 이루어낼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관심과 함께 기관과 지역사회 모두 힘을 합쳐야만 가능하다.
어린이날은 1년에 하루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매일의 일상이 더 중요하다. 그 하루하루가 행복과 기대로 채워질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위기의 신호를 지나치지 않으며, 필요할 때 행동으로 옮기는 어른이 많은 사회. 그런 사회가 아이들의 오늘을 지키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를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자는 어린이날의 처음 의미를 되새기는 5월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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