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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장
전북의 들녘을 수십 년간 황금빛으로 물들여 온 ‘신동진’ 벼, 그 이름에는 전북 농업의 자부심과 농가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신동진이 새로운 시대의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이상 기후로 인해 신동진은 병해충 피해가 해마다 심해지고 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다수확 품종을 감축하기 위한 ‘쌀 적정생산대책’에 따라, 전북지역은 신동진을 대체하는 주력품종을 육성해야만 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신동진1' 품종이 대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신동진 벼와 유전적 유사도가 95% 동일하면서도 쌀 외관 및 밥맛이 우수하고 벼흰잎마름병 등 내병성이 보완되어 ‘더 강해진 신동진’으로 한 단계 더 도약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에서는 도기술원과 함께 새로운 품종인 ‘신동진1’을 주력품종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난 03월27일 채종포 단지농가 등을 대상으로 ‘신동진1’의 특성과 재배기술을 교육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신동진1’ 새 품종이 전북지역에 안착되기 위해 농가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첫째, 밥맛은 신동진 그대로, 저항력은 보다 더 강하게….
‘신동진1’은 우리가 사랑해온 신동진의 굵은 쌀알과 찰진 밥맛을 고스란히 계승했습니다. 여기에 벼흰잎마름병(K3a)과 키다리병에 강한 저항성 유전자까지 품었습니다.
지난 2019년 이후 전북을 강타한 장마와 태풍 등 기상재해를 기억하십니까? 그 피해의 상당 부분이 병해충 취약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신동진1’로의 전환은 단순한 품종 교체가 아니라, 전북 농토를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질소질 비료를 줄이는 것이 성패를 가릅니다.
이번 농업 정책의 핵심은 ‘더 많이 수확하는 것’이 아닌, ‘더 좋은 쌀을 제값에 파는 것’입니다.
‘신동진1’ 역시 비료를 과하게 주면 도복(쓰러짐) 위험이 커지고 미질이 떨어질 수 있으니, 표준 시비량(9kg/10a)을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많이 거두는 농사’에서 ‘제대로 된 값을 받는 농사’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바로 ‘신동진1’ 성공의 열쇠입니다.
셋째, 종자 소독과 적기 이앙, 기초가 흔들리면 전부 흔들립니다.
키다리병 예방을 위해 국립종자원의 ‘종자소독 요령’에 따라 종자 소독을 해주시고, ‘신동진1’은 신동진보다 이삭이 패는 시기가 1~2일 빠를 수 있으므로, 지역별 이앙 시기를 꼼꼼히 확인하고 세심하게 관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철저한 준비와 튼튼한 시작이 풍성한 수확을 만듭니다.
넷째, 전북의 새 브랜드 쌀로 ‘신동진1’의 연착륙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은 품종명보다 ‘맛’을 기억합니다. ‘신동진1’은 여러 차례 식미테스트에서 신동진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완전미 도정 수율도 신동진보다 9%나 높고, 쌀 외관역시 더 투명하고 깨끗하다는 평가입니다.
우리가 자부심을 갖고 정성껏 키워낸다면, ‘신동진1’은 단순한 대체품종이 아니라 전북 쌀의 새로운 자존심이 될 것입니다.
오랫동안 재배하였던 품종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와 쌀 시장의 변화라는 파고 앞에서, 변화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 곧 우리 농업을 지키는 길입니다.
“변화는 위기처럼 보이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도약의 기회입니다.”
전북 농업의 저력을 믿습니다. ‘신동진1’이 만경강 들녘을 넘어 동진평야와 성당·함열 평야까지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그 결실이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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