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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하나 켜 놓는다는 것
묘비명에 꽃 한 송이 꽂는다는 것
어둠의 집을 허물고
분홍의 소리들로 가득찬 집을 짓는다는 것
방비 없이 당해버린 말과 소에
초원의 풀밭을 준다는 것
어긋나게 죽은 사랑들을 사랑하게 하는 것
헛으로 지은 슬픈 한줌의 빈 묘를 짓는다는 것
춥고 배고팠으니
묘연한 산 사람들을 위한 밥을 지어주자는 것
이 시는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추모와 진혼의 일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 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묘비에 꽃을 바치고, 이루진 못한 사랑이 이루어지길 빌고, 쌀을 씻어 흰 밥을 고이 지어서 올리는 일 등이다. 제주의 한 시인은 제주의 “사월은 가난보다 맵”다고 썼다. 사람의 존엄과 세계의 평화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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