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유은미 호원대학교 공연미디어학부 교수 | | ⓒ 익산신문 | 리더십은 흔히 결단력이나 추진력으로 설명되지만, 지금의 익산이 요구하는 것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지혜’다. 지혜의 리더십은 단순히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풀어내고 서로 다른 이해를 조정하며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현재 익산은 여러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익산에 정착하지 못하고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결국 활력을 잃고, 산업과 소비, 문화까지 연쇄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구도심 공동화와 신도심 확장 간의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신도심은 점차 확장되며 생활 인프라가 집중되는 반면, 구도심은 상권이 약화되고 빈 점포가 늘어나며 도시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시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특정 지역만 성장하는 구조는 결국 지역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또한 산업 기반의 정체 역시 중요한 과제다. 익산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비롯한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활용한 고부가가치 창출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농업과 산업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두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각각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첫째, 청년 정착을 위한 구조적 접근이 요구된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대학–기업–공공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재 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에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청년은 머무르게 된다.
둘째, 구도심과 신도심의 균형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구도심은 단순한 재개발을 넘어 역사와 문화, 생활 콘텐츠를 결합한 ‘체류형 공간’으로 재생되어야 한다. 익산이 가진 문화유산과 지역 자원을 활용해 관광과 생활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신도심은 교육·의료·상업 기능을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해 도시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두 공간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셋째, 농업과 산업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익산의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 가공 산업, 로컬 브랜드 개발, 체험형 관광 콘텐츠 등을 통해 1차 산업을 2차·3차 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생산된 자원이 지역 내에서 소비되고, 다시 외부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
넷째,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주 환경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교통, 교육, 문화, 복지 등 일상과 직결된 생활 인프라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노년층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복지 체계, 누구나 접근 가능한 문화 공간의 확충은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이처럼 익산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서로 다른 영역이 얽혀 있고, 단기적 처방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지혜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지혜로운 리더는 문제를 단순화하지 않고, 그 복잡성을 이해한 뒤 장기적 관점에서 해법을 설계한다. 또한 특정 집단의 이익에 치우치기보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공동의 방향을 만들어낸다.
선거는 짧지만, 리더십의 결과는 길게 남는다. 익산이 지금 필요한 것은 ‘강하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깊이 이해하고 풀어내는 사람’이다. 갈등을 키우는 리더가 아니라, 갈등을 줄이고 해법을 연결하는 리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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