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남호 전) 전북대학교 총장 | | ⓒ 익산신문 |
교육발전특구는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되거나 이름만 바뀌는 수많은 국책사업과 달리, ‘계승’과 ‘심화’의 길을 걷고 있는 보기 드문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의 핵심 과제로 설계한 이 사업을 이재명 정부가 교육혁신 플랫폼으로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점은, ‘교육을 지역균형발전의 중심 인프라로 삼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익산이 1차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한때 ‘교육도시’로 불렸던 익산이 다시 교육을 기반으로 도시의 미래 전략을 세울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익산의 교육발전특구는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 전체를 하나의 교육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원광대학교, 익산시, 교육지원청이 협력해 학교 맞춤형 프로그램과 진로·전공 연계 교육을 운영하고, 대학 캠퍼스를 학생들에게 개방해 공동교육과정과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을의 문화시설과 지역 산업 자원까지 아우르며, 아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폭넓은 배움의 기회를 얻도록 한 시도 또한 주목할 만하다.
직업계고와 지역기업이 손잡고 현장실습 및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설계한 결과,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에서 일하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지고 있다.
원광대학교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대학이 지역의 산업·사회적 과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동시에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광대는 이 사업을 통해 지역산업 맞춤형 전공 개편, 지역문제 해결형 연구, 지역청년 취·창업 연계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곧 교육이 단순히 학교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전체의 혁신 생태계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이런 성과를 어떻게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과 연결해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인가이다.
무엇보다 교육발전특구가 ‘잘하는 학교를 더 잘하게 만드는 사업’에 머물지 않으려면, 농촌·소규모 학교와 돌봄 사각지대 아동까지 포괄하는 정밀한 교육격차 해소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디지털·AI 기반 학습 지원과 기초학력 보장 체계를 특구의 정식 과제로 편입시켜, 적어도 익산에서는 ‘사는 곳이 학력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증해야 한다.
원광대를 비롯한 지역대학을 교육혁신의 거점으로 삼고, 고교와 대학, 산업 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연계 교육과정과 산학 프로젝트를 촘촘히 엮는다면, 교육발전특구는 단순한 교육정책을 넘어 ‘지역인재 순환의 엔진’이 될 것이다.
익산은 또한 전북에서 과학교육 기반이 가장 잘 갖춰진 도시이기도 하다. 과학교육원과 과학고등학교가 자리한 익산은, AI 교육 강화가 시대적 과제가 된 지금, 과학교육의 중심지로 도약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과학교육원은 AI·과학 융합 커리큘럼을 신설하는 등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과학고는 단순한 영재교육기관을 넘어 AI 인재들이 심화 연구와 창의적 탐구를 수행할 수 있는 ‘지역기반 연구중심 학교’로 거듭나야 한다.
더 나아가 전북 유치가 추진 중인 로봇 제조·모빌리티 등 피지컬 AI 관련 연구를 중심으로 산업과 교육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면, 익산은 피지컬 AI 분야의 교육 거점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발전특구의 비전, 글로컬대학의 혁신 역량, 그리고 과학교육 혁신이 만나는 지점에서 익산은 ‘지방이라서 한계가 있는 교육’이 아니라 ‘지방이기에 가능한 교육’을 실현하는 미래형 교육도시로 다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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