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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망성농협조합장
조합장실 문 개방 ···열린 마인드 실천
익산신문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09년 10월 01일(목)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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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농군 이동호 망성농협조합장(55). 그가 조합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자못 드라마틱했다. 당시 이사였던 그는 조합장과 맞붙었고, 내내 혼전을 보이다 막판에 극적으로 뒤집힌 것이다. 말하자면 순 토종 농군이 반란을 일으킨 셈. 지난 17일 12대 망성농협조합장으로 취임한 그는 문턱을 낮추고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취임한 이래 조합장실 문 열기부터 시작했다는 그를 29일 만나 그동안 살아온 얘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익산신문


-먼저 소감 한마디.
"처음에는 열세여서 근심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뒤 안보고 열심히 움직였다. 그런 연유인지 막상 당선되니 걱정부터 앞섰다. 되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 무엇보다 82세인 노모가 좋아하셔서 기뻤다."
-막판 뒤집기를 성공시켰는데 비결이라도.
"특별나게 한 것은 없다. 평소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렸고 적절한 공약을 했다.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서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했다고 할까. 이런 생각이 적중한 것 같다."
-어떤 공약이었나.
"예를 들자면 벼 육묘장 만들기 같은 사업이다. 망성면만 해도 노인인구가 60%정도에 달한다. 그들이 농사를 못짓는 이유는 경비보다 일손 부족에 있다. 그리하여 육묘장에서 저렴하게 육묘를 나눠주고, 공동방제 등을 해줄 경우 농사짓는 일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그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노인들이 농사지을 경우 장점이 있나.
"거국적으로 보면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물론 그들에게 농사는 평생 함께 해온 동무나 한가지다. 또 임대할 경우 6백만원에 그치나 손수 농사지으면 1천만원 정도는 거뜬하다. 한 달에 1백만원이면 용돈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헬기를 구입중이라고 들었는데.
"역시 연로한 분들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3천만원 정도 들여 내년에 구입할 계획으로 있다. 이 사업은 보조가 많아 장점도 많다."
-유별나게 노인들을 챙기는 것 같다.
"앞서 얘기했듯 이곳은 노령인구가 절반을 넘는다. 농촌에서조차 노인을 소외시키면 노인들은 정말 갈 곳이 없다. 자연스레 그분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유류지원 계획도 갖고 있다는데.
"노인들의 삶의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사랑방 문화랄까. 예전엔 겨울이나 노인정에 모여 살던 풍경이 요즘엔 여름에도 동고동락하신다. 외로움도 덜고 경제성도 높이자는 생각인 것 같다. 그분들에게 복지사업 차원에서 유류를 제공할 계획이다."
-망성은 시설채소가 유명하지 않나.
"맞다. 주작목은 수박 참외 토마토 상추 딸기 등이다. 타지역에 비해 시설하우스가 많아 잘사는 편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선별장과 소포장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요즘은 소포장이 대세다.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제대로 팔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예를 들어 소득이 5만원 오를 것을 소포장하면 8만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소포장이 경쟁력이 된 셈이다."
-추진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는데.
"그랬다. 일단 고정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비용문제가 가장 먼저 벽에 부딪혔다. 망설이다 농가는 물론이고 작목반장들과 상의한 결과 특단을 내렸다. 10월중 계획서가 만들어지면 내년 2~3월께는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막상 조합장이 되고 보니 달리 보이는 게 많지 않은가.
"양면성이 있더라. 조합에 많은 요구를 했었는데 막상 들어와선 입장이 상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냥 봉사만 하는 자리는 결코 아니었다. 내실도 기해야 하고, 15명 직원들 생활도 책임져줘야 하니 어려운 점이 많다. 아무튼 최선을 다해 봉사할 생각이다."
-아직 업무파악도 안됐을 것 같은데.
"멍하다. 직원들에 일일이 물어가며 파악하는 중이다. 단 매일같이 지키는 원칙하나는 조합장실 문을 열어둔다는 점이다. 누구든지 민원 있는 사람은 환영한다는 의미라고 보면 된다. 또 자리에 앉아있기 보다 직원들과 함께 민원인을 맞는 것도 나름대로 세운 철칙에 다름 아니다."
-타 지역과 결연사업은 어떤 상황인가.
"서울지역의 모든 공판장과는 유대를 갖고 있다. 또 관악농협과는 결연을 맺고 서로 돕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했으니 조만간 인사도 하고, 우리 지역 생산품 판매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생활권이 강경과 연결돼 있어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면이 없잖다. 대부분 강경에서 장을 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적잖았다. 설령 상황이 그렇다 해도 돌파하기 위한 적절한 대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어려서 꿈은.
"집안이 괜찮았는데도 공부하길 죽기살기로 싫어했다. 계산해보니 교육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2~3천만원 됐다. 그래 부친께 농사나 지을 테니 그 돈을 주시라했다. 20대까지는 펑펑 놀다가 형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일을 시작했다. 쟁기질이며 험한 일을 하면서 농사에 대한 진면목을 알게 됐다. 자연스레 조합장이 한번 됐으면 했고 농민운동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러다 중간에 접었는데 계기가 돼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른다."
-꿈을 이루신 셈이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웃음)."
-어렸을 때 생활이 궁금하다.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했는데 뭐 할 얘기가 있겠는가. 초등학교 시절엔 만화책을 100권정도 쌓아놓고 읽곤 했다. 만화방에서 빌려갈 정도였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혹 인생에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도.
"아, 조남조 사료협회장을 들 수 있다. 30대 때 만났는데 20여년 뒷바라지를 자처했다. 그 와중에 겸손함은 물론 청렴함을 배웠다. 주변을 다스리시는 힘도 그분에게선 존경심으로 느껴졌다. 권력보다 인간성이 중요하다는 것도 그분이 가르쳐준 교훈이다."
-특별한 좌우명이라도.
"선친께서 늘 대접받으려면 먼저 대접하라고 하셨다. 또 누구든 업신여기지 말라셨다. 이 말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산다."
-고향 지킴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던데.
"과찬이다. 앞서 소개했듯 오래 전부터 논농사를 많이 짓다보니 나온 얘기같다. 요즘엔 1만5천평 정도 짓고 있는데, 많을 때는 4만평까지 혼자서 감당한 적은 있다."
-혼자서 4만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물론 농번기에는 새벽 5시부터 밤 늦게까지 논에 있곤 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철 아닌가. 또 기계로 하는 일이니 좀 수월하기도 하고. 그리 거창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라면.
"딴엔 열심히 살았다. 또 적 없이 원만하게 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책임을 맡은 만큼 앞으로는 더 열심히 살아야할 것 같다. 사실 농협이 농가에 선도역할을 해야는 데 최근엔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농가 수준이 박사급이어서 가르치는 시대도 지난 지 오래다. 도리어 배우는 입장에 서서 겸손하게 동행할 생각이다. 부족해도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취재를 마치며>
조합장에 당선되기까지 그에게 있어 학벌은 결코 문제되지 않았다. 졸업장이래야 초등학교뿐이나 그는 여러차례 행정대학원을 통해 세상물정과 지식을 익혔다. 또 조남조 회장을 보좌하면서 정치가 무엇인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정리했다.
그 결과 그는 어렸을 때 꿈꾸었던 '조합장'에 당당히 당선됐음은 물론이다. 애정과 열정이 있으면 뭐든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그 뿐인가. 그가 받은 많은 감사패와 공로패는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입증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주민들에게서 노인 공경 잘하는 사람으로 꼽히는 그. 이쯤 되면 망성면에서 태어나 평생 망성면만을 지켰던 그의 성공비결이 읽힐 법도 하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평등주의자 이 조합장. 그의 이런 수평적 리더십이 조합을 통해 멋지게 발현될 날을 기대해본다.
/글=김영애·사진=김유진 기자
익산신문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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