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 남중동에 위치한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 전경. ⓒ 익산신문

최근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스스로를 가두는 '셀프 감금'형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익산지역에서 ‘셀프 감금’ 상태에 빠진 60대 남성이 가족의 신속한 신고와 경찰의 현장 대응으로 피해를 예방했다.

이달 2일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에 따르면 전날인 1일 오후 5시 20분께 60대 남성의 딸로부터 “아버지가 검찰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 뒤 연락이 안 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중앙지구대(대장김영천 경감) 경찰관이 현장을 방문한 결과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방안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통화를 하고 있던 A씨를 발견했다.

A씨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전화 금융 사기 조직이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피해자에게 “명의도용으로 대포통장이 개설됐고, 비밀수사로 해줄테니 1억7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속여 4시간 동안 통화를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AI Smart’라는 원격제어 어플을 설치토록 지시해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은행 어플을 원격으로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앱으로 A씨의 휴대전화를 조작해 은행 예치돼 있던 거액의 돈을 인출하려고 하는 등 대출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심리적으로 감금돼 출입문 개방을 거부하자 유사 사례를 설명하는 딸과 통화를 연결하는 등 끈질긴 설득 끝에 신뢰를 얻어 대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특히 휴대전화 비행기 모드를 활용해 원격제어 연결을 차단한 뒤 경찰청 보이스피싱 탐지 앱 ‘시티즌 코난’을 통해 악성 어플을 삭제했고, 은행에 즉시 연락해 계좌 지급 정지 등 금전적 피해를 막았다.

익산경찰서 박성수 서장은 "최근 전화 금융 사기 범죄가 단순한 금전 요구를 넘어 피해자를 장기간 통제하는 가스라이팅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 즉시 112 또는 경찰관서로 직접 방문해 줄 것"을 당부했다./홍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