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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수천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는 사냥, 경비, 안내, 탐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인간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는 ‘반려견’이라는 이름으로 가족과 동일시한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에서 종종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개고생, 개망나니, 개살구 같은 표현은 개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끌어들여, 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 ‘개판 5분 전’이 있다. 이는 난장판이 되기 직전 상황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이지만, 실제는 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말은 6·25 전쟁 당시 군대에서 밥솥 뚜껑을 열기 직전의 상황을 뜻하는 개판(開板)에서 유래한 것이다. 취사병이 ‘개판 5분 전!’이라고 외치면 병사들은 식사 준비를 하던 시점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가 난장판의 상징처럼 쓰이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개는 인간에게 충성을 다 한다. 이해관계에 따라 변하는 인간과 달리, 개는 한 번 주인을 정하면 끝까지 따른다. 이런 충성심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인간과 오랜 공존에서 형성된 깊은 유대의 결과다.
실제로 개는 주인의 감정을 읽고, 위로하며, 위험을 감지해 보호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군인들을 위해 ‘서비스 도그’를 활용한다. 이때의 개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치료의 동반자다.
비슷한 예로 일본 아키타견 ‘하치(Hachik)’의 이야기도 유명하다. 주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하치는 9년 동안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주인을 기다렸다.
그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고, 지금도 시부야역 앞에는 하치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하치의 충성은 개라는 존재가 지닌 사랑과 기다림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개는 처음엔 세 다리만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어느 날, 개가 네 다리를 가진 탁자를 보고 억울함을 조물주에게 항의했고, 결국 탁자의 다리 하나를 받아 네 다리를 갖게 되었다.
이후 수캐들은 오줌을 눌 때 한쪽 다리를 드는 행동을 한다. 이는 조물주가 준 다리를 예의 있게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생리학적 이유는 다르지만, 이야기는 개의 품격과 유머를 동시에 의미한다.
전라북도 임실군에는 개의 충성심을 기리는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 시대, 오수에 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그는 항상 개를 데리고 다녔다.
어느 날, 선비가 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나무 아래에서 잠이 들었다. 그때 불이 나서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개는 주인을 깨우려고 했지만, 깊이 잠든 선비는 불길에 휩싸였으나, 개가 몸으로 막아준 덕분에 선비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선비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개의 희생정신에 크게 감동하여 그 자리에 무덤을 만들어주고 정성껏 제사를 지냈다. 그 후 오수의견(獒樹義犬)이라는 비석을 세워 개의 의로움을 기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견공원’을 조성하고, 매년 ‘의견문화제’가 열려 그 정신을 되새긴다. 이야기는 개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감정을 나누는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개는 인간과 고통을 함께 견디고, 기쁨을 나누는 동반자다. 그들을 욕설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감사의 대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는 ‘개’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들의 헌신과 품격을 기억하며 ‘견공’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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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년 09월 01일(월)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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