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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에 헌신 결단한뒤 초지일관" - 오순옥 원광효도마을원장
익산신문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09년 09월 21일(월)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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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익산신문 | | 복지사업에 헌신하기를 40여년. 지난 7일 받았던 '국민훈장 모란장'이 9차례 수술로 망가진 몸에 대해 그나마 위로가 됐을까. 초지일관 그의 목표는 익산지역 노인들이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선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중요치 않았다. 그저 자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봉사해 다수가 행복한 사회면 그 뿐이었다. 무엇보다 자신과 함께 해준 봉사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오순옥 원광효도마을 이사장(63)을 15일 만나 그가 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채찍으로 삼을 겁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알고 남은 여생 더 노력해야지요."
-복지사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글쎄요. 생각하기 나름이지요. 개인 생활보다는 우주를 한집안 삼고 사생(四生)을 일신(一身)으로 알고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후 초지일관했어요. 그게 열일곱무렵이요.
-원불교 입문은 어떻게 하셨는지.
"외숙되시는 분이 현재는 원로원에 계시는데 당시 원광학원 김인철 종사셨어요. 그 영향으로 입문하게 됐고, 그 인연으로 김해여고도 다녔고…. 역시 열일곱의 일입니다."
-복지사업은 언제부터 관심을 두셨는지.
"역시 그 무렵입니다. 결심을 하고선 원광대 다니면서도 동아리 활동에 봉사활동을 마다하지 않았죠. 양로원도 쫓아다니고…. 그러다 교당생활을 하면서는 독거노인들을 챙겼어요. 탁아시설에도 관심을 가졌고,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도 했지요."
-다양한 사업을 시작하셨더라고요.
"자연스레 그렇게 됐어요. 복지에 관심 갖고 보니 손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더군요. 그래 복지부는 물론이고 시청, 현장 등지로 정신없이 쫓아다녔지요. 설득 끝에 무료급식 무료진료 재가복지사업 등을 펼쳤는데, 그때만 해도 복지사업이 초창기여서 어려움도 적잖았습니다."
-말하자면 선구자인 셈이네요.
"그런가요(웃음). 아무튼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또 익산지역의 모든 노인들을 잘 모시고 싶다는 꿈도 꿨어요. 그러자니 어른들 수요에 맞게 복지타운을 만들자는 열망이 가장 컸지요. 효도마을은 그런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소개하신다면.
"독거노인들과 생활하면서 노인들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10여년 전 일을 벌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노인요양사업이 정부주도로 많이 활성화됐잖아요. 그 덕분으로 우리도 지난해부터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어 훨씬 수월하지요."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
"아무래도 일심일직심(一心一直心)을 갖는 게 어렵지요. 사물을 대할 때 한결같은 마음으로 계속해야 하는데 이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아요. 건강이 나빠지다 보니 초지일관한다는 것도 어렵고요. 건강할 땐 흐트러진 마음 수습하기가 쉬운데, 요즘엔 늙어져서 몸도 맘도 힘들어요(웃음). 건강할 때 초지일관하는 습관을 가져야 오롯하게 지켜낼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여러 번 수술하셨다는 얘기 들었습니다만.
"맹장수술부터 시작해 모두 아홉차롑니다. 한 달 전에는 위암수술도 했고요. 옛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놓치는 경우가 있으나 감사한 일이지요. 여러 경험을 시키니 어려우신 분들 입장 헤아리기도 좋고…. 골고루 시련을 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리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저는 금방금방 시련을 주시고 거두어서 희망이 있지요. 치료하면 나을 수도 있고…. 어르신들은 회복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분들에게 한 번 더 마음을 쓸 수도 있고, 회복돼 다시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평상심이 대단하십니다. 이를 지탱하는 힘은 무엇이라고.
"단언코 기도지요. 어려운 일이 생기면 스승님이나 진리전을 찾아 고백합니다. 위기가 생기면 자연스레 기도도 나오는 법입니다. 형식적으로는 7천일 기도에 참석하고 내면적으로 수시로 기도합니다."
-치매노인들이 많지요. 특징적인 것이라면.
"거참 묘해요. 치매환자들을 보면 꼭 자기 평소 습관대로 하거든요. 그래 습관을 바르게 길들여주고자 노력해요. 평안하고 일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래 제가 종종 우리 어르신들은 이쁜 치매에 걸렸다고 칭찬해줘요. 직원들께도 늘 부탁합니다. 거친 분들도 편하게 해드리라고…."
-직원들이 많이 힘들겠는데요(웃음).
"그렇다해도 정성을 다하면 변화되기 때문에 고집하는 것이지요. 마음이 편안하고 원망이 없어야 다시 오실 때 좋은 인연으로 만나지 않겠어요. 그래 직장인으로 말고 사랑과 자비라는 마음을 넣어서 대하라고 부탁하지요."
-효도마을을 운영하는 특별한 모토라도.
"세가지 정도를 꼽지요. 가장 먼저 '신효'라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것을 말하고요. 두 번재는 '심효',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려 하고요. 마지막으론 '천효', 잘 가시고 다음 생에 좋은 만남으로 이어지시도록 빌어드리는 것이지요."
-하루 일과는.
"물론 원불교 식으로 하지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오전 6시부터는 병원 순회하고, 관할기관 6곳을 돌아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가요. 밤 10시면 취침하고…."
-휴식은 어떤 식으로.
"산책을 많이 해요. 노래도 자주 부르고…."
-어렸을 때 꿈은요.
"아마도 선생님이었지 싶어요. 대부분 그 또래들이 그런 꿈을 꾸지 않나요. 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 이룬 것 같아요. 유치원 원장도 했고, 지금은 또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으니…(웃음)."
-죄다 이루셨으니 원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만.
"맞아요. 어릴 적 꿈도, 또 봉사의 꿈도 모두 이뤘네요. 이제 고민이라면 다음 생에 봉사 꿈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웃음).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취재를 마치며>
고창 성송면에서 태어난 오순옥 이사장은 일찌감치 고향을 떠나 영광으로 갔다. 그곳에서 원불교와 인연이 됐고,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하면서 종국엔 종교인이 됐다.
이후 그의 일생은 한 번도 자신을 위한 삶이 되지 않았다. 철저하게 지역의 소외된 노인을 위해 때로는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그 바탕에는 타인을 모두 내 몸 같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인 '사생일신론(四生一身論)'이 숨어 있다.
복지에 온 힘을 쏟은 탓인지 그의 복지사업은 정부보다 늘 한발 앞서갔다. 노인복지관을 세운 것도 그렇고 시니어클럽이나 요양보호사교육원도 그야말로 선견지명 수준이었다.
이를 인정이라도 하듯 2002년과 2004년 수양의집이 우수시설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지난해는 전북사회복지전진대회에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달 전의 위암수술로 현재도 치료중인 오 이사장. 다음 생에서 복지사업을 하지 않을까봐 염려된다는 그의 일직심이 놀라울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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