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윤영숙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 | | ⓒ 익산신문 |
학교란 학생들에게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배움의 장소이며, 학부모에게는 믿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안심의 공간이어야 한다. 교사에게는 학생들의 성장을 책임지는 교육자의 자리여야 한다.
이는 누구에게나 통하는 상식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이 당연한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몇 년 전 한 초등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 도중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체험학습은 교과서 밖에서 세상을 배우고,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소중한 경험의 장이다.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자, 교육과정 속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활동이다.
하지만 사고 이후 주목받은 것은 체험학습의 가치가 아니라 사고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가였다.
교사가 사전에 어떤 준비를 했는지, 인솔 중에 어떤 지침을 따랐는지, 현장에서의 대응은 적절했는지 등 모든 평가가 교사 개인에게 집중됐다.
교육청은 현황을 파악하겠다며 나섰지만, 사고의 책임 중심에는 끝내 ‘교사’만 남아 있었다.
물론 학생의 안전은 학교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제도를 개선하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교사 한 명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교사는 교육의 중심에 있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그 역할은 행정과 제도의 뒷받침이 없이는 온전히 수행될 수 없다.
현장체험학습 안전관리와 장소 선정, 차량 이동, 보험 가입, 위험요소 분석까지, 준비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모든 과정을 대부분 교사가 실무적으로 주도하지만, 실제 운영은 교육청의 지침과 예산, 그리고 인력 지원 속에서 이뤄진다. 각 단계마다 사소한 절차 하나도 교육청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하면, 그 모든 구조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책임은 오직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다. 마치 “그 상황만 교사가 잘 처리했더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식의 분위기 속에서, 교사는 단독 책임자로 내몰린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교육청에 묻고 싶다. 현장의 교사들은 이러한 구조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을 계획하더라도,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결국 발을 빼게 된다.
교육청은 체험학습의 필요성과 효과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사고가 발생하면 한발 물러서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장에서는 체험학습을 줄이거나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안전을 위한 선택 같지만, 실상은 학생들의 교육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
교사를 보호하고 제도를 점검하며 구조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교육청의 책무이자 존재 이유다.
사고 이후의 대응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어떻게 함께 나눌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처럼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부터 조사하고 책임부터 묻는 방식으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행정은 단지 지시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 현장을 위한 방패이자,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책임 구조의 최상위에 있는 교육청은, 사고 시 가장 먼저 움직이고, 가장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을 위한 제도적 방파제가 되어주겠다는 약속, 그 하나만 제대로 지켜져도 학교는 훨씬 더 안전해질 수 있다.
교사는 교사다워야 하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며, 행정은 행정다워야 하고, 현장을 지원하고 뒷받침해야 하고, 책임을 함께 나누고 제도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교육은 ‘탓’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그 시작은, 교육청의 책임 있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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