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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언덕이라면
좋겠습니다
구부러진 길
끝에서도 내다보이는
발보다
눈이 먼저 닿는
중간중간 능소화 얽힌 담벼락 이어져
지나는 사람마다 여름을 약속하는
젖어도 울지 않는
바람도 길을 내어
사람의 뒷말 같은 것이 남지 않는
막 걸음을 배운 어린아이도
허공만을 쥐고 혼자서 오를 수 있는
누군가는 밤으로 기억하고
누군가는 아침으로 기억해서
새벽부터 소란해지는
우리에게 등을 대고 누울 따뜻한 언덕이 있다면 좋겠다. 불안한 안개가 우리 일상을 흐릿하게 만들어도 기댈 수 있는 “그런 언덕이라면” 더욱더 좋겠다. 마음의 미등을 켜고 뒤쪽으로 사라지는 것들을 내려놓고 “발보다 눈이 먼저 닿는” 곳마다 꽃나무를 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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