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태현 고원공간정보 부회장·전 무주부군수 | | ⓒ 익산신문 |
예부터 선현들은 ‘열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많이 남겼다. 마찬가지로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놀리지 말라’라고 훈계를 한 번쯤은 듣고 자랐다.
‘말이 씨가 된다’는 어른들 말씀도 들었다. 모두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얘기다.
사람 관계에서 온갖 다툼의 근원은 욕심에서 나오는 말에서 시작된다. 속담 외에 말조심하라는 사자성어도 많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란 뜻의 ‘구화지문(口禍之門)’이 있다.
또,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간다는 ‘병종구입 화종구출(病從口入 禍從口出)’이란 성어도 있다. 해야 할 말은 닫아서는 안 되지만 상대를 생각 않고 자기주장만 펼칠 때 싸움은 시작된다.
중국 남송의 이름난 유학자 주희가 “수구여병(守口如甁)하고 방의여성(防意如城)”하라고 했다. 즉 ‘말을 삼가기를 마치 병에 마개를 막는 것 같이하고, 성을 지키는 것처럼 자기 욕심을 삼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입을 병마개로 막듯이 한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고 조심해 어떠한 기밀이나 험담을 타인에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을 잘못하면 재앙이 따른다고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이 잘 말해 준다.
말을 할 때 항상 조심해 불필요한 말로 오해를 사거나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람은 또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남에게 내보이고 싶어 하는 속성이 있다.
특히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생각이 있다거나 어떤 상황을 보는 남다른 견해가 있을 때 그 생각을 남에게 내보임으로써 남의 이목을 끌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함부로 내보였다가 크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희는 마음속의 생각 즉, 뜻을 지키기를 성을 쌓아 지키듯이 하라고 한 것이다. 어느 때고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말은 두세 배로 늘고, 말을 함부로 하고, 쉽게 자신의 생각을 내보이는 것은 자칫 일생을 망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다. 진실이 아니면 함부로 나서서 말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나에게 싫은 상대를 향해 무심코 내뱉는 가시 돋친 말 한마디의 악담과 독설은 업보의 원인이 되어서 반드시 되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나이 들어 말할 때는 매사 절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말조심’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수없이 내뱉는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말도 있지만 죽이는 말도 많다. 말씀은 말과 다르다.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때가 있다. 이같이 감동을 전하는 사람의 말을 말씀이라 한다.
같은 말인데도 누구는 복이 되는 말을 하고, 누구는 독이 되는 말을 한다.
황창연 신부가 말에는 세 부류가 있다고 했다. ‘말씨, 말씀, 말투’가 그것이다. 씨를 뿌리는 사람(말씨), 기분 좋게 전하는 사람(말씀), 말을 던지는 사람(말투)이 있는 것처럼 말에도 등급이 있다.
좋은 언어 습관은 말씨를 잘 뿌리는 데서 시작된다. 말이란 생각하고 다듬을수록 향기가 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할 뿐 자기가 하는 말의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할 때가 있다.
말을 내뱉고 나서야 잘못된 줄 알지만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으니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잘못 뱉어낸 말의 화근덩어리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화로 돌아온다. 그래서 말을 할 때 역지사지가 필요한 이유이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거칠고 험한 말에 좋은 생각이 있을리 없다. 생각이 맑으면 말도 맑고, 생각이 거칠면 말도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입을 병마개 막듯이 꽉 막아 매사 말을 조심해야 함은 변함없는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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