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익산문화원장 이재호 | | ⓒ 익산신문 |
최근 익산문화원은 ‘익산문화원 30년사’를 발간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생각만큼 자료가 많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옛날에는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은 사진이나 문서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사진도 찍은 다음 인화하고 이를 앨범에 보관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기록도 일일이 펜으로 써서 종이파일로 저장하는 일이 많았다.
요즘처럼 휴대폰으로 원하는 장면을 제약 없이 촬영하고, 컴퓨터 폴더에 저장할 수 있었다면 기록하고 보관하는 일이 수월했을 것이다.
과거에는 마음먹고 찍어 두거나 녹음해 놓지 않았다면, 허다한 중요한 일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일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30년 전 일이 이럴진대, 300년 전의 일이라면 어떻겠는가. 존재하고 벌어졌던 일이지만 사라지고 잊혀지고 없던 일이 된 것들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기록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30년사를 정리하기 위해 앨범에 보관하던 사진 한 장 한 장을 들여다보고 그 의미와 상황을 불러내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다. 더 넓게 이야기 하자면 AI가 지배하게 되는 사회의 초입에 도달해 있다. 지금의 기술을 뭐라고 해야 할까. 지난 300년간의 변화가 최근 30년에 벌어졌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3년은 지나온 30년을 능가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베수비오 첼린지’ 대회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 있다. 이 유적 중 2000년 전 파피루스 두루마리 종이는 불에 타지는 않았지만, 화산재 열에 노출되고 탄화되면서, 이는 존재하되 펼칠 수는 없는 미스터리 영역에 있었다.
중요한 기록이지만 펼치는 순간 부스러져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엑스레이로 사진을 찍어 파편적인 기록만을 추정하는데 그치고 있었으나, 최근 이 자료들을 가지고 AI는 그 패턴을 읽어 내용을 재현해 내었다.
이쯤 되면 디지털 그리고 AI는 이제 어떤 자료나 유물이나 아예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고문서까지 그 모습을 낱낱이 복원하고 재현해 줄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현재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또는 계속 발견되는 문화유산을 대해야 할까.
답은 자명하다. 우리는 기록하고, 수집하고,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이 결과물들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정리해두면 그만이다.
그러면 곧 다가올 미래 기술들은 이런 것들을 재현하여 실감나는 현실로 마치 시공을 초월하여 그 시대를 살아가는 수준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
메타버스 기술이 이를 더 실감나게 경험하게 해 줄 것이고, AI는 깜짝 놀랄 수준으로 우리가 넘겨주는 자료로 현실을 재현해 낼 것이다.
어느 기술이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 자료가 있어야 복원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해진다.
잘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민간기록물 하나하나, 출토되는 유물 하나하나, 지금 우리가 지키고 있는 전통혼례나 농기 뺏기 민속놀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안경 하나까지 모조리 정리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이어질 첨단 기술의 세계에서는 상상 못할 어느 시점 어느 때를 깡그리 복원해 낼 것이다.
나는 새삼스럽게 30년사를 펴내기 위해 수집 정리하고 있는 문화원 행사의 옛 기록들을 더 소중하게 정리하여 출판사 편집실에 보내본다.
미래의 시민들과 다가올 첨단 기술에게 전하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자네들을 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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