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하송 시인 | | ⓒ 익산신문 |
드디어 품 안에서 떠나보냈습니다. 작년 초에 큰아들을, 며칠 전에 작은아들을 결혼시켰습니다.
그동안 두 아들은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이유를 물어보면, 요즘 결혼 적령기 여자들의 눈이 높아서 결혼할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찾아보면 인연이 나타날 거라는 말과 함께 용기를 주곤 했습니다.
지금은 너희들 옆에 부모가 있지만, 더 나이 먹어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외로워져서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들 모두 그 말에 수긍했습니다.
그러자 작은아들이 앞으로 고양이를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와중에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낫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혹시 결혼을 안 하게 되면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아들 두 명 모두 결혼에 소극적이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작년 초에 큰아들이 결혼했습니다. 그러더니 올여름 며칠 전에 작은아들이 또 결혼하게 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났더니 꿈이면 어떡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재작년에 큰아들이 참하고 예쁜 교사를 소개받더니, 드디어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둘 다 나이가 꽉 차서 양가 집안의 환영과 축복 속에 일사천리로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가슴을 무겁게 누르던 돌 중에 하나를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며느리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예쁜 아가’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예의상 하는 큰아들 결혼 축하 인사에도, 눈치 없이 며느리 자랑이 절로 나와서 문제였습니다.
자녀들 모두 미혼인 지인들에게는 기쁜 내색을 자제했습니다. 딸이 없이 아들만 키우다, 큰 손녀를 얻게 되었을 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사랑스럽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의 큰 감동이었습니다.
내 또래의 지인 중에 자녀들이 결혼하지 않았거나, 혹시 결혼했어도 아직 손주가 없는 지인들이 많아서 무척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런 지인들 앞에서는 더욱더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결혼했고 손주까지 있는 지인을 만나면, 서로 손주 예쁘다는 말에 가슴 깊이 공감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게 됩니다.
가슴 한편을 누르고 있는 또 다른 돌덩이 하나가 문제였습니다. 퇴임은 가까워오는데 작은아들은 친구들만 만나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작은아들이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갑자기 택배로 옷이 도착하고 귀가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얼굴에 생기가 돌며 행동에 활력이 생겼습니다.
가만히 추이를 지켜보다 어느 날 물어보니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이상형을 만났다며 결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숙제를 끝내고 마음 편하게 퇴임을 하고 싶은 꿈을 접으려던 차에, 정말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작은 며느리 될 아가씨의 집안과 상견례하고 이번에도 일사천리로 결혼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작은아들이 갑자기 결혼하게 되자, 작년에 이어 연이은 결혼식으로 지인들께 죄송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작년 3월에 새 학교로 인사이동을 해서, 직장에서 혼사가 두 번 겹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형제자매와 친척들을 비롯하여, 가까운 지인들께는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결국은 결혼식 날짜가 임박해서야,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최소 범위로 연락했습니다.
하필 장마철이라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결혼식 날에 날씨가 좋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 엄마가 울까봐 걱정이라는 아들 말이 무색하게 계속 싱글벙글했습니다.
결혼식 마지막 가족 촬영 때 눈시울이 뜨거워지려는데 잘 누르며 참았습니다. 이제 숙제가 모두 끝났습니다. 가슴을 누르던 바위 둘을 치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날아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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