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10-08 오후 05:36:06 전체기사보기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뉴스 > 열린광장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열린광장】숙제 끝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24년 11월 15일(금) 17:31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 하송 시인
ⓒ 익산신문
드디어 품 안에서 떠나보냈습니다. 작년 초에 큰아들을, 며칠 전에 작은아들을 결혼시켰습니다. 

그동안 두 아들은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이유를 물어보면, 요즘 결혼 적령기 여자들의 눈이 높아서 결혼할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찾아보면 인연이 나타날 거라는 말과 함께 용기를 주곤 했습니다. 
지금은 너희들 옆에 부모가 있지만, 더 나이 먹어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외로워져서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들 모두 그 말에 수긍했습니다.

그러자 작은아들이 앞으로 고양이를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와중에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낫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혹시 결혼을 안 하게 되면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아들 두 명 모두 결혼에 소극적이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작년 초에 큰아들이 결혼했습니다. 그러더니 올여름 며칠 전에 작은아들이 또 결혼하게 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났더니 꿈이면 어떡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재작년에 큰아들이 참하고 예쁜 교사를 소개받더니, 드디어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둘 다 나이가 꽉 차서 양가 집안의 환영과 축복 속에 일사천리로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가슴을 무겁게 누르던 돌 중에 하나를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며느리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예쁜 아가’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예의상 하는 큰아들 결혼 축하 인사에도, 눈치 없이 며느리 자랑이 절로 나와서 문제였습니다. 

자녀들 모두 미혼인 지인들에게는 기쁜 내색을 자제했습니다. 딸이 없이 아들만 키우다, 큰 손녀를 얻게 되었을 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사랑스럽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의 큰 감동이었습니다. 

내 또래의 지인 중에 자녀들이 결혼하지 않았거나, 혹시 결혼했어도 아직 손주가 없는 지인들이 많아서 무척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런 지인들 앞에서는 더욱더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결혼했고 손주까지 있는 지인을 만나면, 서로 손주 예쁘다는 말에 가슴 깊이 공감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게 됩니다.

가슴 한편을 누르고 있는 또 다른 돌덩이 하나가 문제였습니다. 퇴임은 가까워오는데 작은아들은 친구들만 만나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작은아들이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갑자기 택배로 옷이 도착하고 귀가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얼굴에 생기가 돌며 행동에 활력이 생겼습니다. 

가만히 추이를 지켜보다 어느 날 물어보니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이상형을 만났다며 결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숙제를 끝내고 마음 편하게 퇴임을 하고 싶은 꿈을 접으려던 차에, 정말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작은 며느리 될 아가씨의 집안과 상견례하고 이번에도 일사천리로 결혼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작은아들이 갑자기 결혼하게 되자, 작년에 이어 연이은 결혼식으로 지인들께 죄송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작년 3월에 새 학교로 인사이동을 해서, 직장에서 혼사가 두 번 겹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형제자매와 친척들을 비롯하여, 가까운 지인들께는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결국은 결혼식 날짜가 임박해서야,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최소 범위로 연락했습니다.

하필 장마철이라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결혼식 날에 날씨가 좋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 엄마가 울까봐 걱정이라는 아들 말이 무색하게 계속 싱글벙글했습니다. 

결혼식 마지막 가족 촬영 때 눈시울이 뜨거워지려는데 잘 누르며 참았습니다. 이제 숙제가 모두 끝났습니다. 가슴을 누르던 바위 둘을 치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날아갈 듯합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 Copyrights ⓒ익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이전 페이지로
네티즌의견 0개가 있습니다.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익산 원도심, 문화산업으로 다시 뛴..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익산 인재 ..
"NS푸드페스타 어디서 열릴까?"…익..
익산시, 미륵사지휴게소 '로컬푸드 ..
한국여성유권자 전북연맹, 익산 한..
신흥, 익산 아동 과자 선물꾸러미 3..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인에 휴식과..
최정호 시장 "전임 시장 행적 지우..
익산영신교회, 모현동 청소년 위해 ..
생산량 860% 향상…익산시, '스마트..
최신뉴스
식품진흥원, 왕궁면민의날 행사에 ..  
이웃에 따뜻한 한끼, 마동 '사랑의..  
평화동에 이어진 나눔…이웃돌봄부..  
남중동 주민자치위원회, 연탄 500..  
원광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  
월 15만원 장학재단 기숙사, 저소..  
익산소방서, ‘골든타임’ 비응급..  
익산 공공기관, 울타리 넘어 ‘청..  
정원상 시의원, 시민 다친 파손 인..  
익산여성단체협의회 전통장류 담그..  
㈜원진알미늄, 취약계층에 라면 50..  
‘북딜리버리’ 운영 개선 취지는 ..  
익산산립조합 봉사단, 다이로움 배..  
울트라마라톤 모은 310만원, 시각..  
아이빛유치원, 작은 손길 모아 따..  
인사말 연혁 편집규약 윤리실천요강 광고판매윤리강령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익산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3-81-34955/ 주소: 전북 익산시 인북로 190-1(남중동) / 발행인.편집인: 박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종규
mail: ikpress@naver.com / Tel: 063-841-1221 / Fax : 063-856-2625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1187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