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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 말한다
보이는 것을 다 믿지는 마라
형광등이 말한다
말귀가 어두울수록 글눈이 밝은 법이다
두루마리 화장지가 말한다
술술 풀릴 때를 조심하라
수도꼭지가 말한다
물 쓰듯 쓰다가 물 건너간다
치약이 말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변기가 말한다
끝났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라
위트가 만발한 작품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위트만 있으면 시가 훅, 날아가 버린다.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면 시가 무거워진다. 그런데 이 시는 가벼우면서 무겁다. 씨줄과 날줄이 촘촘한 작품을 만나면 자꾸 읽고 싶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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