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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기 힘든 날
비조차 사람 마음 긁는 날
강가에 나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 보면
저렇게 살아 갈 수 없을까
저렇게 살다 갈 수 없을까
이 땅에 젖어 들지 않고
젖어 들어 음습한 삶내에 찌들지 않고
흔적도 없이 강물에 젖어
흘러가 버렸으면 좋지 않을까
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처럼
이 땅에 한 번 스미지도
뿌리 내리지도 않고
무심히 강물과 몸 섞으며
그저 흘러 흘러갔으면 좋지 않을까
비조차 마음 부러운 날
세상 살기 참 힘들다 생각한 날
강가에 나가 나는
아, 깨끗하면서도 시원한 잠적! 어지럽고 무거운 ‘장마’의 기압골을 유유히 빠져나가 버리는 상상은 얼마나 짜릿한가! 흐르는 것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강가에 나와 생의 짐을 부리고 나도 한 방울의 강물이 되어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몸을 바로 세우고 흐린 눈을 밝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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