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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가면서 나는 장미를 심었다.
어딘지도 모르고 장미를 심었다.
장미 아닌 것들로 장미를 심었다.
장미는 장미가 있는 곳을 알지 못했다.
장미를 심으며 나는 끌려갔다.
장미를 심으며 나는 사라졌다.
사라지고 나서도 나는 장미를 심었다.
장미는 장미가 도달한 곳으로
장미 넝쿨 속으로 가지 못했다.
장미는 장미를 치료하지 못했다.
끌려가면서 나는 장미를 삼켰다.
장미를 본 적 없는
이상한 장미를,
이상한 꽃을 삼켰다.
이 시에서 장미가 ‘장미가 도달한 곳’으로 가지 못하는 것처럼 시도 시가 도달한 곳으로 가지 못한다. 이처럼 수없이 미끄러지는 곳, 아이러니 속에 시가 있다. 이러한 모순 어법 속에 피어나는 장미는 ‘본 적 없는 이상한 장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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