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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고 간 건 아니었지만
간 자리마다 허무 가득한 심연이다
떠나자고 떠난 건 아니었지만
두고 온 자리마다 가시덤불 무성한 통곡이다
지금껏 품은 뜻은 내 것이 아니었고
꾸었던 꿈도 내 소유가 아니었는데
지나온 길 위에 남긴 흔적에
왜 가슴은 식을 줄 모르는가
멈추자 해도 가야 하고
머물자 해도 떠나야 하는데
왜 설렘이고 번민인가
바람이고 생명인가
미로 같은 길에 얽혀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해도 혹은 끝끝내 길 없음이라 적어놓은 푯말을 본다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모르는 이 길이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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