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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실에 둥둥 감긴 북어 한 마리
눈 뜨고 말라가네
고수레 소리에 뻗친 희망 뱃속에 꽉 채웠을 텐데
마른 장작처럼 좀버섯 하나 피우지 못하고
새벽이슬 한 방울 호흡 못 하고
눈뜨고 말라가네
빛이란 무엇인가
토막 날 몸뚱이 오랜 세월 말려
끝내 추억 뒤로하고 흠뻑 두들긴 채 갈기갈기 찢겨
다시 짠물 속에 빠질 생이여
저 북어 보면
눈뜨고 말라가신 할머니 그립고
꽁꽁 얼어붙었던 동태 같던 내 지난 세월도
줄줄 흐를 것 같아
한적한 읍내 식당 푸른 벽에 걸린 북어 한 마리
눈 뜨고 조금은 입도 벌리고
북어가 항상 눈을 뜨고 있어서 빛이 아니라 그의 전 생애가 보살의 삶이어서 빛이다. 북어를 영업집에 매달아 놓는 것은 미신이 아니다. 그것은 훌륭한 기도다. 다만 북어를 보살님이라 생각하고 예배하는 마음이어야 그 기도는 효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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