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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신다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
회색 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긴 울음을 남기고
삼나무 숲으로 되돌아갔다
나는 냉이꽃이 내게 사오라고 한 빗과 손거울을
아직 품에 간직하고 있다
자연에서 떠나온 날짜를 세어 본다
나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시인은 충북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그곳에 심긴 나무처럼 살고 있다. 자연으로 돌아간 시인에게도 돌아갈 그리움이 남아 있다니. 맞다. 돌아가고 돌아가도 뭔가 항상 그리운 것이 시인의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우리에게도 있다. 그리움이 머무는 냉이꽃이 보고 싶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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