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전정희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 | | ⓒ 익산신문 |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혼돈 속에 있다. 이낙연 전 총리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고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이 또 탈당과 신당 만들기를 거듭하더니 급기야 공천은 ‘친명(親明)횡재, 비명(非明)횡사’라는 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여론조사가 횡행하고 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이름들이 여론조사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삭발·단식이 이어지고, 하위 10%, 20%를 통보받은 의원들마다 의정활동 우수의원이었음을 강변하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의원들에 대한 평가는 깜깜이다. 4년 의정활동 종합평가, 심지어 당무감사까지 우수의원상을 거머쥐었어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하위그룹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의원들은 모멸감과 수치스러움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이 거기에 포함되었음을 공표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비명(非明)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하위그룹으로 통보되거나 컷오프되는 경우가 많아서 해당 의원들이 승복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과 제주 5곳에서 현역이 경선 탈락했고, 그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친명으로 분류된 지역이었다. 말로는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면서 친명계 친위부대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비판해도 반박하기 쉽지 않다.
선거 때마다 공천을 둘러싸고 매번 잡음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의 소리가 더 요란하고 크게 들린다.
전북은 겨우 한 곳만이 1차 경선을 마쳤고 나머지 지역들은 아직 경선의 대진표조차 짜지 못한 상태다. 특히 ‘전주을’ 지역은 소문만 무성한 채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후보들조차 자신들의 운명을 가늠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더 큰 문제는 아직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현재까지 후보들은 어디서 뛰어야 하는지, 내 지역의 후보는 누구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북은 10석에서 1석을 줄인 9석을 받아 놓고도 정작 의석수를 지켜내야 하는 의원들은 자기 선거에 매몰되어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다. 컷오프, 하위그룹 포함 여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다시 되돌릴 새도 없이 전북 의석은 한 석을 잃은 채 22대 국회를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AI가 우리 삶을 움직이는 이 시대에도 정치는 아직 후진국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3김 시대가 끝나서 1인 보스 정치시대가 저물고 정당 민주화, 정당 제도화, 시스템 공천 등이 자리 잡는가 했더니 여전히 과거 회귀형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제도화를 가로막고 있는 한국의 전근대적인 정당 시스템으로 인해 지도부에 줄서기와 충성 경쟁 같은 후진 정치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일찍이 정당 제도화의 정도를 적응성, 복합성, 자율성, 응집성에 두고 반대로 경직성, 단순성, 예속성, 분열성을 보이면 제도화의 수준이 떨어지면서 퇴보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는 늘 정책이 중요하다면서 민생을 강조하지만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공천 전쟁은 탈당과 분당, 고질적 계파 갈등을 도돌이표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제도화의 수준을 높이지만 공천과정은 내 편, 네 편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가르는 수단이 되었다.
모두가 갖고 있는 부유하게 살고 싶은 욕구,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결국 좋은 정치가 필요하다.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정당 제도화의 수준을 높이면서 의원들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정당개혁의 문제는 여전히 정치발전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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