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태현 고원공간정보 부회장·전 무주부군수. | | ⓒ 익산신문 |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자기 분수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먼저 분수를 지켜라’, ‘네 분수를 알라’고 주위에서 충고한다. 그럼 과연 분수가 무엇인가? 아마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 혹은 자기 위치에 맞는 행동을 말할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무리수를 두어 인생이 좌초되지 않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 분수를 지키는 일이다. 삶이 팍팍하다고 한탕을 노리다가 패가망신하거나, 역사 속에 숱한 역모와 하극상을 일으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 모두 자기 분수를 모르고 행한 행동들의 결과이다.
공사판의 노동자가 수십억 원의 로또복권에 당첨되어 앞으로 행복할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전보다 더 비참하게 사는 경우를 간혹 본다. 또, 이솝의 우화에 나오는 얘기로 어느 날 큰 독수리가 먼 산에서 목장으로 내려와 작은 양 한 마리를 낚아채 날아갔다. 이것을 본 까마귀는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하고, 목장으로 날아가 작은 양의 등에 내려 그 양을 잡아 올리려 했다.
그러나 무거워서 잡아 올릴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단념하고 다시 날아 올라가려고 하였지만 발톱이 양의 털에 끼어 빠지지를 않았다. 까마귀는 겁이 나서 빨리 도망치려고 있는 힘을 다해 날개짓을 하지만 날 수가 없었다.
이것을 본 양들이 달려와서 까마귀를 밟아 죽였다. 이는 자기의 힘을 알지 못한 까마귀의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노동자와 까마귀의 경우가 될 수 있다. 이런 비극에서 자기를 보호하는 게 분수에 맞는 행동이다.
중국 당나라의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의 정관치세(貞觀治世)는 길이 후세에까지 훌륭한 정치의 귀감이 되고 있다. 태종이 임금으로 즉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궁녀 3천여 명을 대궐에서 내보낸 일이다. 그리고 사치를 금하고 정직하고 충직한 인물들을 많이 등용했다. 또한 두여회와 방현령, 위징, 왕규 등 같은 신하들이 태종의 정치를 현명하게 보좌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태종이 왕규에게 물었다. “그대는 자신이 방현령과 같은 대신들과 비교하여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하고 묻자. 그는 서슴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성실하게 나라에 봉사하고 알면서도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않는 점에서 소신은 방현령을 따르지 못합니다. 재능에 있어 문무를 겸비하고 조정에 들어서는 현명한 재상이요, 밖에서는 어엿한 대장군이라는 점에서 소신은 두여회를 당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임금님께 직간을 올리고 잘못을 바로잡기에 여념이 없기로는 소신이 위징을 따르지 못합니다.”라고 말하며, 다른 중신들보다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겸손히 대답했다. 이렇게 분수를 아는 신하들을 가까이 두었기에 당태종의 치세가 돋보인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꼭 새겨야 할 대목이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한자로는 사마귀 당(螳), 사마귀 랑(螂), 막을 거(拒), 바퀴자국 철(轍)자를 쓴다.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이다. 당랑거철은 허세를 의미하여 자기 분수도 모르고 강적에게 무리하게 항거하거나 덤벼드는 무모한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장공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터로 가던 도중 처음 보는 벌레 한 마리가 수레바퀴를 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허, 맹랑한 벌레구먼! 도대체 저 벌레 이름이 무엇인가?”하고 장공이 묻자. 마부가 대답하기를,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뒤로 물러설 줄은 모릅니다. 그러니 제힘도 생각하지 않고 강적에게 마구 덤비기만 합니다.”
그러자 장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 벌레가 만일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천하무적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미물이긴 하지만 그 용기가 가상하니, 수레를 돌려 피해 가도록 하라.”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 분수를 알고 이를 지켜 나가는 게 쉽지 않다. 그러기에 사람은 욕망을 어느 선에서 억제하느냐에 따라서 일생이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이 처해있는 위치와 생활환경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여기에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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