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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왔다
1월1일이 왔다
모든 날들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 네 개 알을 품고 왔다
먼 곳을 걸었다고
낳고 싶다고,
환히 웃으며 왔다
어제 떠난 사람의 혼령 같은
새 사람이 왔다
삼백예순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혀 나가기로 하고
다 들이었다
같이 살기로 했다
무얼 머뭇거리느냐고 빈집이
굶주린 귀신처럼 속삭여서였다.
주저했다고 해서 올해를 허투루 살까. 1월 1일이 삼백예순네 개의 알을 품고 먼 길을 걸어왔다는데, 그 알을 무심히 깨트릴까. 우리에게는 아직 삼백예순 개의 나날이 남았다. 이 남은 날들은 즐겁지 않아도 소중할 것이다. 행복하지 않아도 삶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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