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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놓친 것이 잘된 일’이란 인식은 역설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놓아주어야 얻는 것이 있고, 멈추어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 누구나 피하고 싶은 고난이 그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 역설의 진리에 눈뜨게 되면 무엇이 이익이고 손해인지,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에 대한 구별이 달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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