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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칼럼】WHAT은 HOW의 밑천이다
이재호 익산문화원장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23년 10월 06일(금)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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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호 익산문화원장
ⓒ 익산신문
최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신 분은 알 것이다. 선사 고대관부터 중근세관까지 귀한 유물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고, 특별히 디지털 실감 영상관이 매우 정교하게 연출된 것에 감탄했을 것이다. 

필자는 그 중 특별히 실감 1관에서 펼쳐지는 궁중화원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조선 후기 사람들의 이상향과 자연과 사람이 활기차게 공존하는 모습이 넓은 공간에 입체적으로 펼쳐지면서 작품 속의 사람들이 살아나와 움직이며 생활하는 모습은 과거에는 상상해 보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실감 2관에서는 VR을 통해 박물관의 수장고를 다니며 소장품을 관람해 보는 귀한 경험을 해 보기도 했다. 

과거의 훌륭한 문화유산이 박물관 속에 박제되지 않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살아있는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모두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다가온 디지털 기술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다. 

오늘날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의 유물이나 기록물 등 유형·무형의 자산들은 박물관 유리상자나 액자 속에 머물러 있지 않고 모두 살아 움직이고 있다. 

국보 금동반가사유상이 메타버스 콘텐츠를 통해 박물관 전시실이 아닌 야외의 자연환경 속에서 방문자들을 만나는가 하면, 정조대왕 화성능행반차도는 화성능행을 실제로 재현해보는 지역축제로 자리잡게 했으며, 디지털 기술은 이 행차를 3차원 영상을 통해 현대인들이 실감나는 현실로 참여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머지않아 곧 우리는 VR 기기를 쓰고 무왕이 건설하고자 했던 백제의 화려한 왕궁에서 백제의 화려한 문물과 예술을 눈으로 실감 나게 보고 즐기는 호사를 누려 볼지도 모른다.

그렇게 멀리 갈 것 없이, 우리가 자라면서 다니던 초등학교 시절의 학교 풍경이나 번화가이던 영정통, 호기심을 자극하던 시공관 등 영화관이 있던 거리, 또는 50년 전의 옛 이리역 등 그때의 풍경이 그대로 디지털 기술로 생생하게 재현될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 

사진을 보며 막연히 추억을 떠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옛날을 복원하여 그 시절로 가서 그 시대를 느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술은 우리의 삶을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이 더 가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 그것은 디지털 기술로 재현할 그 대상 즉 원본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재현하는 기술만 앞서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HOW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WHAT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카이브 민간 기록물과 문화 유물의 발굴이 절실해짐을 느끼게 된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쓰레기처럼 버려졌던 문화유산들의 수집과 발굴 보존이 아주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익산시에서는 ‘익산의 문화 예술, 시민의 기록과 추억으로 만나다’라는 주제로 익산시 민간기록물 수집공모전 전시회가 열렸다. 

참으로 귀한 민간기록물과 문화자산들이 여러 경로로 발굴되어 시민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전시장에 선을 보이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 익산 문화원이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이 민간기록물들을 수집 정리하고 보존하는 일이다. 

이런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더 풍성하게 수집되는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 귀한 문화유산들을 기증받아 체계적으로 수장고에 아주 잘 보존 정리 활용하는 일이 필요하다. 

요즘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다행한 일이나 이 귀한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제도나 시스템이 필요하고 기증자에 대한 보상이나 이들을 보관하고 활용하는 수장고는 더욱 절실해진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중요해진 그 원본! 그 원본을 위해 익산 문화원은 오늘도 발이 닳도록 뛰고자 한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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