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희성 변호사·착한법연구소장 | | ⓒ 익산신문 |
새만금 세계잼버리 파행 이후 공개된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새만금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평균 78% 삭감됐고, 여기에 더해 정부는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산삭감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수립 선언은 현 정부가 새만금사업의 계속 추진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엿볼 수 있어 그 심각성이 예사롭지 않다.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제19조 제2항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새만금사업지역의 원활한 기능 발휘를 위하여 필요한 도로, 공항, 철도, 항만, 상ㆍ하수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의 설치비용을 예산의 범위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새만금 사업예산 중 SOC 관련 예산의 경우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편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14조는 “국가는 신공항건설사업을 위하여 재정 지원이 필요한 경우 사업시행자에게 예산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비용을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9조 2항과 같은 예산의 우선지원 규정이 없다.
따라서 위 두 개의 법률을 조화롭게 해석하자면, 새만금 SOC사업과 가덕도 신공항 사업 중에 국가는 새만금 SOC사업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새만금 SOC 10개 사업의 부처반영액 6,626억 원 중 5,147억 원(78%)을 삭감하여 1,479억 원만이 정부안에 반영됐고, 반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1,647억원을 요구했는데, 3.3배인 5,364억원으로 증액시켜줬다.
외견상으로 보면 법률상 예산에 관한 우선 지원규정이 있는 새만금 SOC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산에 몰아준 것이나 다름없는 모양새다.
그리고 이러한 예산안 편성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9조 2항 ‘새만금 SOC예산에 관한 우선 지원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 된다. 즉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은 법규정을 위반해 직권을 남용하거나 직무를 유기하여 예산안을 편성한 것이다.
새만금사업은 노태우 정부가 1989년 11월 새만금간척종합개발사업 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환경문제, 각종 소송 등을 이유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 결국 방조제가 완공되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지난 8월 초에는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에 32개 기업, 총 6조 6천억 원의 투자협약을 맺은 바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당시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새만금 개발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사업 예산 삭감은 물론, 사업에 대한 전면 수정을 예고한 것이다.
새만금은 이미 우리 세대의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전북의 유일한 자산이고 자존심이다. 언제까지 새만금을 모래먼지만 날리는 애물단지로 방치할 것인가?
전북 도민들은 지난 30여 년 동안 희망고문 속에서 살아 왔다. 기다릴 만큼 기다려왔고, 참을 만큼 참아왔다. 정부는 더 이상 새만금을 볼모로 삼지 말아야 한다.
평소 준법과 정의, 그리고 공정을 강조해온 법률가인 윤 대통령답게, 정부는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9조 2항을 준수하면 된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뿐이다.
그리고 우리 전북지역의 국회의원들은 머리깎고 구호 몇 번 외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언제까지 현수막으로 시민들에게 선동만 할 것인가?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을 왜 시민에게 전가하는가?
우리 것을 뺏지 말라고 정부를 설득하고, 설득해서 안되면 사정하고, 그것도 안통하면 소리라도 지르고 멱살이라도 잡아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제집도 못 지키는 견공에게 복날 이후의 세상은 없다는 사실을, 시민의 머슴인 국회의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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