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10-08 오후 05:36:06 전체기사보기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뉴스 > 열린광장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월요아침窓】귀한 아기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23년 09월 15일(금) 18:51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 하송 시인
ⓒ 익산신문

여름방학에 학생들 인솔해서 캠프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 멀리 가서 문학상도 수상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불청객 감염병이 찾아오면서 일주일간의 귀한 시간이 정지되었습니다. 

고열과 오한으로 솜이불을 덮은 채 덜덜 떨고 나면, 방금 물에서 꺼낸 듯이 옷과 이불이 흥건하게 젖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면서 ‘이대로 죽으면 어쩌지?’라는 걱정까지 몰려왔습니다. 평소에 약을 먹기 싫어하는데 해열제를 열심히 챙겨 먹었습니다. 

끙끙 앓는 와중에도 방학 때라서 학교에 피해를 안 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고군분투 끝에 서서히 회복되어갔습니다. 

개학하면서 다시 바쁜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집 밖으로 나와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각, 후각도 얼마나 감사한 감각인지 함께 깨닫고 있습니다. 

해마다 내 생일이 돌아오면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음식을 대접해 드리며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저녁 식사 뒤에 아기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코로나19에 걸린 것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증손녀 보실 꿈에 부풀어 계시다가 실망이 크셨을 텐데 아픈 딸을 생각해서 내색하지 않고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생일 감사 식사와 아기를 보러 가는 일정이 예정보다 일주일 늦어졌습니다. 

식당은 이름난 맛집이라 많은 손님으로 북적거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요즘 입맛이 없어서 잘 먹지 못했다며 맛있게 드셨습니다. 

아버지 역시 맛있게 드시더니 갑자기 식사를 멈추셨습니다. 귀한 음식이니 포장해가서 큰 손자를 주자고 하셨습니다. 아기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손자가 걸리신 듯했습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더 잘 먹는다며 가까스로 아버지를 만류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기를 보러 갔습니다. 큰아들과 며느리가 반갑게 맞았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부터 씻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누워있는 아기를 바라만 보셨습니다. 

아기를 안고 아버지께 다가가서 안아 보실 것인지 여쭤보니 환하게 웃으시며 팔을 활짝 벌리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증손녀를 안으시고 “내가 증손녀를 안아 보다니!”를 연발하시며 무척 감격스러워 하셨습니다.  

아기가 딸꾹질을 했습니다. 내가 안아서 우유를 먹이자 다행히 잘 먹었습니다. 우유 먹는 모습을 가족 모두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아기가 딸꾹질을 멈췄습니다. 이번엔 어머니께 아기를 안겨드렸습니다. 어머니도 아기를 안으시며 많이 감격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아버지께 다시 안겨드리니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예쁘게 생겼다는 말씀을 연거푸 하셨습니다.

작은아들과 남편은 아기를 바라만 봤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께 조금이라도 더 아기 안을 기회를 드리려는 것 같았습니다. 며느리가 과일을 가져와서 드시라고 했지만 모두 과일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모두 아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아기는 딸꾹질하다 하품하다 기지개를 켜다 팔다리를 계속 움직였습니다.

가족 모두 신기하게 지켜보며 감탄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기의 아빠인 큰손자가 어려서 얼마나 영특했는지 말씀하시며 아기가 많이 닮았다고 하셨습니다. 증손녀를 만나고 돌아오시는 길에 아버지께서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귀한 아기를 보여줘서 고맙다”라고….

증손녀를 안고 기뻐하시며 귀하게 여기시는 부모님께서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못 드리고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속마음을 보이지 않던 아버지께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시는 모습이 의외였습니다. ‘나도 더 나이를 먹으면 아버지처럼 표현을 더 잘하게 될까?’라는 생각과 함께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 Copyrights ⓒ익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이전 페이지로
네티즌의견 0개가 있습니다.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익산 원도심, 문화산업으로 다시 뛴..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익산 인재 ..
"NS푸드페스타 어디서 열릴까?"…익..
익산시, 미륵사지휴게소 '로컬푸드 ..
한국여성유권자 전북연맹, 익산 한..
신흥, 익산 아동 과자 선물꾸러미 3..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인에 휴식과..
최정호 시장 "전임 시장 행적 지우..
익산영신교회, 모현동 청소년 위해 ..
생산량 860% 향상…익산시, '스마트..
최신뉴스
식품진흥원, 왕궁면민의날 행사에 ..  
이웃에 따뜻한 한끼, 마동 '사랑의..  
평화동에 이어진 나눔…이웃돌봄부..  
남중동 주민자치위원회, 연탄 500..  
원광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  
월 15만원 장학재단 기숙사, 저소..  
익산소방서, ‘골든타임’ 비응급..  
익산 공공기관, 울타리 넘어 ‘청..  
정원상 시의원, 시민 다친 파손 인..  
익산여성단체협의회 전통장류 담그..  
㈜원진알미늄, 취약계층에 라면 50..  
‘북딜리버리’ 운영 개선 취지는 ..  
익산산립조합 봉사단, 다이로움 배..  
울트라마라톤 모은 310만원, 시각..  
아이빛유치원, 작은 손길 모아 따..  
인사말 연혁 편집규약 윤리실천요강 광고판매윤리강령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익산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3-81-34955/ 주소: 전북 익산시 인북로 190-1(남중동) / 발행인.편집인: 박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종규
mail: ikpress@naver.com / Tel: 063-841-1221 / Fax : 063-856-2625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1187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