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전정희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 | | ⓒ 익산신문 |
전라북도는 지금 사면초가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온통 뒤집어씌우려는 정부·여당과 보수 언론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
집행위원장의 역할을 들먹이지만 그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는 조사를 통해 밝혀지게 될 것이다.
책임을 면피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 집권자들의 행태를 익히 보아왔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할만한 결과가 나올 것인지 믿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나라가 그래도 좀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면 진실의 실루엣 정도는 나올 것이다.
그 과정에 애꿎은 새만금 사업만 답답하게 되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새만금 간척사업이 처음 떠오른 이래 무려 40년 가까이 우리 귓전에 맴돌고 있는 이름이다.
해수 유통의 문제로도 환경단체로부터 제소를 당해서 공사를 2년여 중단하는 등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다.
새만금 방조제 하나 만들어 놓고 세계 최장이라고 떠들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새만금에서 어떤 생산적 활동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태양광을 잔뜩 깔아 놓은 정도였다. 아직 바다를 다 메우지도 못했다. 이번 잼버리를 기화로, 진즉에 끝냈어야 할 도로 몇 개 개통한 것을 가지고 잼버리를 이용한 사기극이라고 매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문이 막힌다. 그것을 핑계로 이번 새만금 예산을 5000억이나 깎아 버렸다.
새만금과 비슷한 시기에 개발이 시작된 상해 푸둥지구 발전상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곧 새만금에 그와 같은 신도시를 얻게 되지 않나 가슴 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새만금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세우겠노라고 한다. 부지하세월. 얼마나 걸릴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새만금은 전라북도의 아픈 손가락이다. 1년 예산의 많은 부분을 새만금 예산이 차지했고, 따라서 매년 전라북도 전체 예산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도민들은 그 수혜를 누릴 수도 없었다.
그러던 새만금이 민선 8기 들어서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하이퍼튜브 테스트베드 유치를 시작으로,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발맞추어 배터리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새만금에 기업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최근 2차 전지 특화단지까지 지정되면서 새만금이 드디어 전기차 시대의 주인공, 배터리 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것 같은 기대가 컸다. 포항, 울산, 오창 등에 이미 배터리 기업들이 자리 잡았지만 새만금은 그 어디보다도 광활한 땅을 제공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었다.
오랜만에 새만금은 전북에 희망의 땅으로 다가왔고, 전북인들은 이제 전북이 가난과 낙후의 설움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런데 느닷없는 잼버리 파행으로 전북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집권 세력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도민들은 지금 재향, 재경 할 것 없이 집단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정부·여당은 전라북도를 희생양 삼아 새만금 예산을 깎고, SOC 사업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늦어도 내년 7월 착공 예정이었던 국제공항의 사업자 선정도 무기한 연기해버렸다. 그렇다고 잼버리 파행의 책임이 가벼워질 것인가.
안타깝게도 정부·여당은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다. 180만의 인구도 무너진 초라한 숫자만을 기억하고 있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출향민들의 존재는 관심 밖인 듯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희생양을 찾았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전북인은 다만 전라북도의 지도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가난을 면하러 눈물을 머금고 고향을 떠났던 수많은 전북인들이 함께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집권자들이 두려워할 만큼 전북에 뿌리를 둔 재향·재경 도민들은 이제 단합된 분노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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