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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밭에서 잡풀을 뽑았더니
초록의 피비린내가
목장갑에 배었다
잡풀이 생존하는 방법은
움켜쥐는 것뿐이다
줄기는 뿌리를 움켜쥐고 뿌리는
흙을 움켜쥔다
아버지는 손이 컸다
항상 움켜쥐는데도 끝내 뽑혔다
나는 그게 싫었다
고구마밭에 붉은 꽃이 피었다
살아남으려는 것은 서로 닮았다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누군가를 닮아서 더 그렇다.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으면 고구마는 잡풀을 이길 수 없다. 아버지도, 아들도 그런 고구마를 닮았다. 고구마밭에 핀 “붉은 꽃”은 아버지 생각에 붉어진 눈시울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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