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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개 한 마리 데려다 놓고
얼마 전 떠나버린 사람의
시집을 펼쳐 읽는다
슬픔을 더 슬프게 하는 건
시만 한 게 없지
개 한 마리 데려왔을 뿐인데
칠십 마리의 개가 일제히 짖는다
흰 슬픔 검은 슬픔 누런 슬픔
큰 슬픔 작은 슬픔
슬픔이 슬픔을 알아본다
갈피를 꽂아 두었던
시의 가장 아픈 문장에
밑줄을 긋고 나니
남은 문장들이 일제히 눈가에 젖어든다
슬픔은 다 같이 슬퍼야 견딜 수 있다
김명기 시인은 “슬픔이 슬픔을 알아본다”고 썼다. “슬픔은 다 같이 슬퍼야 견딜 수 있다”라고도 썼다. 이 말은 진심이고 진실이다. 슬픔에는 슬픔이, 아픔에는 아픔이 친구고, 이웃이며, 쉼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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