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은 쓸쓸함의 색깔
염분 섞인 바람처럼 모든 것을 갉아먹는다
세상을 또박또박 걷던 내 발자국 소리가
어느 날 삐거덕 기우뚱해진 것도 녹 때문이다
내 몸과 마음에 슨 쓸쓸함이
자꾸만 커지는 그 쓸쓸함이
나를 조금씩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된 건물에 스며드는 비처럼
아무리 굳센 내면으로도 감출 수 없는 나이처럼
녹은 쓸쓸함의 색깔
흐르는 시간의 사랑 제때 받지 못해
창백하게 굳어버린 공기
몸과 마음에 슨 녹도 제거할 수 있지만, 내면의 상처까지 온전히 치유하는 건 쉽지 않다. 가까운 사람이라도 만나야 창백한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하긴 쓸쓸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나. 녹슨 그대로의 색깔도 나름 멋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