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박형오 솜리커피 대표 | | ⓒ 익산신문 | 팬데믹이 시작되자마자 팔굽혀 펴기 플레이트를 구매했다. 크고 단단한 근육질의 가슴으로 나온 배를 추월할 생각에 들떠 홈트족이 되었다.
뒤늦게 알게 됐지만 운동의 즐거움은 가슴 근육을 극적으로 발달시켜 키우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풍선처럼 부풀기만 하던 배를 진정시켜 차차 제자리를 찾아가게 하고, 그 작은 성과를 매일매일 확인하는 데 있었다.
서랍장에 넣어 두었던 청바지를 다시 꺼내 입고,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접히는 뱃살 때문에 바지 훅을 풀지 않아도 되는 일은 덤으로 따라 왔다.
결과적으로 인생의 미분인 하루하루를 자신에게 집중하며 단순함과 생동감 속에 사는 일. ‘뱃살 빼기’에 비로소 운동의 즐거움이 있었던 것이다.
사업 운영이라는 것 역시도 ‘뱃살 빼기’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에서 운영하던 광고회사를 정리하고 익산에 정착해 커피 사업을 하게 된 지도 2023년이면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사업 초기 매장을 확대하며 외형을 키우는데 자원과 역량을 쏟아부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은 3개로 늘었고 동시에 스트레스도 3배로 늘었다.
돈도 돈이었지만 광고회사를 운영하던 때보다 더 많이 더 강하게 스스로를 갈아 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라곤 했다.
매장이 커져갈수록 머리는 어지러웠고 속은 시끄러웠다. 그때 집중했던 것은 나 자신과 우리가 아니라 가깝거나 멀리 있는 타인의 눈과 귀였다.
마침내 폭주하는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사업 시작 후 1년 조금 못 되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3일간 출근하지 못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장과 업장을 12시 넘어 새벽까지 지키고 관리하던 1년을 돌이켜 보며 마침내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원두커피 제조 공장과 익산과 전주의 바리스타 아카데미는 그 사흘 동안 구상했다.
‘생각’ 이후로도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며 4호점까지 계획되었던 매장은 자연스레 정리되었고 우리는 커피 제조와 바리스타 교육으로 ‘차별화’ 했다. 10년을 견디고 버텨온 힘이 바로 ‘뱃살 빼기’였던 셈이다.
이러한 ‘뱃살 빼기’는 개인의 사업 영역에서와 같이, 우리 익산시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익산시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정체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멋진 말과 옳은 말로 치장하는 것만으로 그 도시의 정체성이나 지향이 확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머릿속에 익산하면 떠오르는 게 마땅히 있는가?
심지어 서울과 수도권·영남권 등의 다른 지역에서는 익산이라는 도시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세대별로는 젊을수록 더욱 그렇다.
단순하고 일관되게 꾸준히 소구하는 것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가슴 키우기는 꾸준한 뱃살 빼기에 다름 아닌 것처럼.
우리 익산은 2012년 국가 지정 식품클러스터로 지정된 바 있다. 동북아 식품산업 허브라는 비전으로 구체화되기도 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지역에서 식품 제조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보람 있게 생각하는 부분을 꼽으라면, 익산을 주제로 생산하고 판매 중인 4종의 드립백 커피이다.
고즈넉한 함라 삼부자집 돌담길과 유네스코 문화유산 미륵사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인 춘포역과 자생 대나무숲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구룡마을 대나무숲 등 산책하며 사색할 수 있는 익산 문화 자산과 에티오피아와 케냐·과테말라산 스페셜티 커피를 매칭해 고객에게 힐링을 주는 커피로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가 만든 커피가 ‘푸드 폴리스 익산’의 손꼽히는 대표 상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글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