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한 장 넘겼더니 살은 다 발라 먹고 뼈만 남은 날이었다
당신이 나뭇가지에 매달렸던 나의 마지막 외침을 흔들어 버리면 새가 떨어진 침묵을 쪼아 올리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텅 빈 하늘 아래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목소리는 누구인가
깊고 깊어서 부스러기도 없이 뼈만 앙상하게 만져지는 기억들
미처 사랑해 주지 못했던 사랑처럼 남겨진 몇 개는 그냥 두기로 했다
오래된 노래처럼 내 귓속에서 흥얼거리며 살도록
11월은 거울 앞에 선 나를 마주하는 달이다. 감상에 빠질 새도 없이 “살은 다 발라 먹고 뼈만 남은” 듯한 자신을 발견한다.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지만,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은 “그냥 두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