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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라는 책을 펼치는 순간 검지를 스윽 베었다 사월이 솟아났다, 붉게 피는 섬 나비 한 마리 꿈틀거렸다 어젯밤 꿈에서 만난 그 나비일까 살구나무 아래서 날아왔을까 치자꽃 마을에서 왔을까 죽은 사람들 얼굴이 하나 둘 셋 떠올랐다 차례로 넘어지는 햇살이 섬의 구석에 쌓였다 얼마 후 실처럼 가늘어지는 섬의 둘레 손가락 주변을 세심히 살펴보니 책 속 아이들이 걸어 나와 햇빛을 꽝꽝 박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에 바짝 붙어서 작은 섬이 사라지고 있었다 아까 본 그 나비 어디로 날아간 것일까 누구였을까
시인은 나비를 찾아 책 속을 걸어간다. “책 속 아이들이 걸어 나와 햇빛을 꽝꽝 박고” 상처는 말라가고 내 생각의 언저리를 따라다니던 이야기는 숨어버렸다. 어디로 가는 나비일까. 나에게로 왔던 것일까. 사라진 나비는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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